"장관님, 대학의 컴퓨터공학 전공자 수 좀 늘려주세요."

ICT 기업이 아닌 유통기업의 한 CEO가 장관과의 면담에서 꺼낸 이 말은 유통기업의 변화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9일 마켓컬리 김포 유통물류센터를 방문한 문승욱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코로나19 장기화로 홈코노미가 확산하는 가운데 유통 현장에서도 데이터와 신기술을 활용한 혁신 서비스가 나오고 있다"면서 유통산업의 디지털 혁신에 대한 정부의 지원 의지를 밝혔다. 이에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는 "혁신하려는 기업들이 서로 개발자를 뽑으려고 하는데, 요즘 개발자를 구하기가 어렵다"면서 "컴퓨터공학 등 관련 전공자들의 숫자를 늘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통기업들은 현재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특히 모바일 중심으로의 체질개선이라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스마트폰을 통한 디지털환경에서의 비대면 소비가 확산하면서, 모바일 플랫폼이 유통의 '부가'가 아닌 '메인' 서비스 플랫폼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는 '모바일 퍼스트' 전략을 전개하겠다며 TV홈쇼핑, 인터넷 쇼핑몰, T커머스 브랜드를 모바일 중심 단일 브랜드로 통합해 출범한 'CJ온스타일'의 연간 취급고 변화 추이에서도 포착된다.

CJ온스타일의 연간 취급고를 보면, 2016년 전체 취급고의 42%였던 디지털 채널(PC·모바일앱)의 비중이 지난해 51%로 커졌다. 전체 취급고의 절반 이상이 PC와 모바일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다. 같은 기간 53%였던 TV 채널 비중은 46%로 줄었다.

그만큼, 거실에 앉아 TV 채널이 보여주는 상품을 소비하는 고객보다, 이동하면서 실시간으로, 자기가 원하는 상품 정보에 접속해 구매를 결정하는 고객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다보니 이제는 누가 더 빨리 모바일 환경 내에서 다양한 상품, 새로운 상품을 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하는가, 누가 더 고객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빨리 찾아주는가, 누가 더 고객을 보다 긴 시간 쇼핑앱 내에 머물게 하는가가 유통업계에서 경쟁력을 판단한는 새로운 지표가 되고 있다.

이에 기업은 생존을 위해, 모바일 중심으로 조직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결단을 내리고 있다.



NS홈쇼핑 관계자는 "개발자로 구성된 기존 조직을 모바일쪽으로 전진 배치하고, 기존 조직보다 규모를 키워 모바일 관련 신규조직을 두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모바일 관련 IT인재를 더 뽑을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유통업계에서는 코로나19 시대 대세로 부상한 라이브커머스가 디지털로의 체질개선을 채찍질 하고 있다. 라이브커머스는 인터넷·모바일을 통한 실시간 상품 판매를 뜻한다.

미디어미래연구소에 따르면 라이브커머스는 2025년 최소 10조 2000억 원에서 최대 25조 6000억 원 이상으로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전망을 반영하듯 현재 유통업계에서는 IT 분야 중에서도 라이브커머스 분야 기술 보유 인력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기업들이 모바일 플랫폼의 비중을 높이고 있고, 궁극적으로는 모바일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추세"라며 "특히 인플루언서가 선택한 제품을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구매하는 패턴이 확산하고 있어 라이브커머스 솔루션 개발 등 관련 전문 인력들이 계속해서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라이브커머스 관련 인력 이외에도 모바일 UX(사용자 경험)·UI(사용자 환경) 개발 분야와 고객 취향을 분석하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 개발 분야, 모바일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 축적되는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마케팅 인사이트를 도출할 데이터사이언티스트도 '품귀'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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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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