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원자재값 상승이 이어지면서 철광석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톤(t)당 첫 200달러를 넘어섰다. 원자재값 상승 여파로 건설·제조업계는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이달 6일을 기준으로 톤당 201.88달러를 기록했다. 철광석 가격이 톤당 2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으로, 지난 3월만 하더라도 톤당 150달러대였으나 이후 급등하는 추세다.
이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영향이 크다. 최근 세계 각국의 경기부양책으로 글로벌 철강 수요는 크게 늘어난 반면 재고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 1위 철강생산국인 중국이 환경정책을 강화하면서 생산량을 감축한 것도 수급 불균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철광석 가격 상승으로 철강 제품 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다. 자동차·가전 분야의 기초 철강재인 열연강판 유통 가격은 지난 1월 톤당 88만원에서 지난달 말 110만원까지 상승했다. 같은기간 강판 가격 역시 95만원에서 110만원으로 올랐다.
냉연강판 역시 톤당 108만원 선에서 유통되고 있다. 선박용 후판 역시 유통 가격이 110만원대에 형성됐다. 후판 가격이 1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조선 호황기인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건설업계에서 주로 사용하는 철근의 원재료 철스크랩(고철)가격도 상승했다. 10㎜ 기준 연초 톤당 70만원이던 철근 가격은 이달 7일 기준 93만원까지 뛰었다.
여기에 국내 아파트 분양 증가로 철근 수요가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실제 최근에는 조달청마저 철근을 구하지 못하면서 일부 현장의 관급 자재 공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조선업계 역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앞서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은 조선3사와의 가격 협상에서 후판 가격을 톤당 10만원 이상 인상하는데 합의했다.
하지만 조선업계의 경우 수주 이후 배가 인도되는 1~2년까지 영업실적이 즉각 반영되지 않아 원가가 인상될 경우 수익성 악화로 직결된다. 실제 올해 1분기 영업적자 5068억원을 기록한 삼성중공업은 조선용 후판 가격 인상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았다.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1분기 조선용 후판가격 인상으로 인한 충당금 추가적립 비용은 1190억원으로, 1분기 영업적자 규모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와 가전업계 역시 철강제품 가격 상승에 부담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통상 완성차 가격에서 약 30% 가량이 원자재 비용으로 알려져 있다.
철강재 가격이 오르면 수익성이 하락하지만 그렇다고 제품 가격을 즉각 인상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 철강업체 관계자는 "세부적인 가격 협상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지만, 제조업계에서도 철강제품 가격 인상을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