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뜰 방, 봄 춘, 화할 화. 때 시. 봄이 한창 화창한 때를 말한다. 비슷한 의미를 담은 한자성어는 많다. 춘풍화기(春風和氣:봄날의 화창한 기운), 춘풍가절(春風佳節:봄바람 부는 아름다운 계절), 천하개춘(天下皆春:온 천하에 봄기운이 가득함), 구십춘광(九十春光:석 달 동안의 화창한 봄 날씨) 등이다. 봄의 절정기는 5월이다. 1년 중 가장 포근하고 따스하고 아름답다. 그래서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고 불린다.

5월은 뭐니뭐니 해도 꽃들이 만발해 좋다. 만물이 나서 자라는 만화방창(萬化方暢)의 시절이어서 그렇다. 화란춘성(花爛春盛:꽃이 만발한 한창 때의 봄)이란 사자성어도 있듯이 꽃들의 호시절이다. 5월의 대표적인 꽃은 모란이다. 4월이면 벚꽃이고, 5월이면 모란이다. 모란은 꽃이 풍성하고 아름다워 '꽃중의 왕'이란 화중지왕(花中之王)으로 불린다. 이런 모란을 우리 나라에서 제일 많이 다룬 시인은 고려의 대문호 이규보였다. 그는 절화행(折花行)이란 시에서 모란을 꺾어 들고 신랑에게 "꽃이 예쁜가요, 제가 예쁜가요"라고 묻는 신부를 노래했다. 장미 또한 5월에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꽃이다. 5월 14일 로즈데이(Rose day)가 되면 연인들은 빨간색 장미를 선물한다. 장미 한 다발을 받은 여성은 5월의 신부가 되기를 원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꽃들도 인고의 시간을 거쳐야 찬란하게 개화된다. 'April shower brings May flowers'라는 영국 속담은 4월의 소나기가 5월의 꽃들을 가져온다는 뜻이다. 4월의 비가 성가시기는 하지만 이로 인해 5월에 꽃이 핀다는 것이다. 고진감래(苦盡甘來)와 비슷한 의미일 것이다.

5월이 되니 '낙양성리(洛陽城裏) 방춘화시에 초목군생(草木群生)이 개자락(皆自樂)'이다. 낙양성에 봄이 찾아드니 초목과 만물이 모두가 기뻐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5인 이상 모임금지 조치가 3주간 더 연장됐고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도 그대로 유지됐다. 일일 확진자 수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데다 행락 인파가 늘어나 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4차 대유행으로 접어들 수 있는 아슬아슬한 국면이다. 봄나들이 떠나고 싶은 마음은 남녀노소 모두 같지만 당분간 자제하자. 인내심을 갖고 좀더 철저히 방역수칙을 지킨다면 내년엔 꽃구경을 실컷 할 수 있을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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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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