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6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을 향한 각종 논란에 "사려깊지 못했다", "반성한다" 등 거듭 사과하며 바짝 엎드렸다. 야당의 동의를 얻은 총리가 되기 위해 거듭 몸을 낮추는 행보로 해석되지만, 야당의 강공이 계속되고 있어 여야 합의로 임명 동의안이 통과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김 후보자는 이날 여야 의원들로부터 후보자 본인 학폭 논란, 본인과 배우자의 자동차세·과태료 체납, 강원 산불 현장에서 민주당 지역위원장과 기념촬영 논란 등 다방면에서 질타를 받았다.

김 후보자는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학폭 가해자였다는 고백을 기사로 보고 적잖게 놀랐다'는 질문에 "왕따 문화를 접한 부모 세대로서 과거 저희들도 어린시절에 부끄러운 게 있었다는 것을 고백을 드리고 정말 반성 하고 참회하는 심정으로 그 글을 썼다"며 "지금 젊은 학생들한테도 한번 길게 돌아봐 달라는 호소였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자동차세·과태료 체납 전력을 놓고 '준법 의식이 결여됐다는 비판이 있다'는 지적에는 "부끄럽다"는 말만 3차례나 반복했다. 김 후보자는 "제가 정치적으로 어려울 때, 1996년 외환위기 직전에 컴퓨터 납품과 유지 보 수 회사를 하던 집사람이 자신의 명의로 돼 있는 회사 차량을 함께 사용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관리를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행정안전부 장관이던 지난 2019년 김 후보자가 강원 산불 현장에서 민주당의 한 지역위원장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사려 깊지 못했다.낙담한 주민에 상처가 됐다는 지적을 달게 받아들인다"고 답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김 후보자가 대구 출신에 4선 국회의원이고, 문재인 정부 초대 행안부 장관을 거치면서 한 차례 검증을 마쳤다는 점을 들어 무난히 국회 검증을 통과할 것으로 관측하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막상 인사청문회가 가까워오자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피해 호소 고소인'이라고 칭한 사실 등 새로운 논란이 불거지면서 분위기가 냉각됐다.

특히 총리 후보자는 장관 후보자 등 다른 국무위원과 달리 인사청문회뿐 아니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의 절반 이상이 찬성하는 '임명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민주당이 180석에 가까운 거대 여당이어서 숫자로 밀어붙일 경우 통과시킬 수 있지만, 4·7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협치를 강조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정국이 얼어붙을 우려가 있다. 이를 고려해 김 후보자가 바짝 몸을 낮췄다는 해석이다. 다만 야당이 여전히 강공을 취하고 있어, 야당 동의 여부는 남은 인사청문회 과정을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내내 야당의원들을 자극하지 않으려 애썼다. 박재호 민주당 의원이 백신 문제와 관련해 "야당이 유언비어성 문제를 조장하는 것도 있겠죠"라고 묻자 김 후보자는 "야당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사회에서 일부 극단적 생각을 가진 분의 지나친 과장"이라고 했다. 또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민주당이 의석 수를 앞세워 임대차 3법 등을 기립 표결한다'고 지적하자 "국민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법안은 숙성해서 여야가 대화를 했다면 국민을 납득하는 데 도움을 줬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김 후보자는 이날 경제계가 요구하는 이재용 삼성전저 부회장 사면안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김윤덕 민주당 의원이 이 부회장 사면안 관련 의견을 묻자 "제가 국회에서 동의를 받아서 총리에 취임을 한다면 경제계도 만나게 될텐데 그분들이 갖고 있는 인식과 문제들을 잘 정리해서 대통령께 전달드리겠다"며 "미래 먹거리의 가장 핵심 키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 문제, 글로벌 밸류체인 내에서 경쟁력 있는 삼성그룹에 대한 어떤 형태로든지 뭔가 배려조치가 있어야 되지 않느냐 하는 말이 나오는 건 알고 있다"고 했다.임재섭기자 y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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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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