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위장전입 등 비리백화점" 국민의당·정의당, 지명철회 가세 與, 간사협의후 입장발표 신중론 전문가 "채택 강행땐 민심이반"
(왼쪽부터)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혜숙·박준영·노형욱 장관 후보자 3인방이 야당으로부터 결국 낙제점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강행할 경우, 청와대와 여당을 향한 민심 이반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당은 6일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와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대통령의 지명철회를 요구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임 후보자와 박 후보자는 지명철회를, 노 후보자는 '부적격' 의견만 명시한 청문 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부적격 3인방'은 위장전입부터 탈세까지 죄목 명도 다양한 '비리 백화점'"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임 후보자를 낙마 1순위로 보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임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제1호'라며 지명철회 또는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임 후보자는 논문 표절과 제자 논문 등 18편에 배우자를 공동저자로 올리는 '논문 내조'로 '여자 조국'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밖에도 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 선임 전 '결격'에 해당하는 당적(민주당) 2년간 보유, 교수 시절 국비지원 출장마다 가족 동반 외유 및 출장비 거짓해명 의혹, 13차례 위장전입과 아파트매매 다운계약서 의혹, 자녀 이중국적 등이 논란이 됐다.
임 후보자뿐 아니라 박 후보자는 배우자의 '관세 회피', '도자기 불법 판매'에 고개를 숙였고, 노 후보자는 세종 아파트 시세차익 등 성난 부동산 민심에 '관사 제테크'로 질타를 받았다. 국민의힘은 박 후보자의 배우지를 도자기 불법반입 등의 혐의로 관세청에 고발해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기로 했다. 노 후보자의 경우 '부적격 단독의견 보고서 채택'을 검토했으나 의총 이후 아예 지명철회 촉구 대상에 포함됐다.
국민의당과 정의당도 지명철회 요구에 가세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개각 인사 중, 국민의 눈높이에 비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되는 장관 후보자는 과감하게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며 "청문 보고서 채택도 없이 임명되는 장관 숫자(현재까지 29명)가 이미 모든 역대 정권들의 기록을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초과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했다. 정의당도 이날 의총을 갖고 임 후보자와 박 후보자의 도덕성 등을 문제 삼아 지명철회를 요구하기로 결론을 냈다.
민주당은 현재 낙마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4·7 재보궐선거에서 차가운 민심을 체감한 만큼 보고서 단독 채택 등 임명 강행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정책조정회의가 끝난 뒤 "상임위원회 상황을 보겠다"며 "일단 상임위별로 간사협의가 있으니 간사 협의 후 당의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준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후보자들이 하나둘씩 문제점이 있긴 한데, 전례에 비춰봤을 때 큰 문제는 아닌 걸로 판단된다"면서 "기본적으로 상임위 협의를 우선으로 하고 있다. 정무적 판단은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부적격' 판정을 받은 장관 후보자들을 임명할지 국민적 눈높이에서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민주당이 '청문회는 청문회고 장관 임명은 임명'이라는 식의 태도를 취하는 것은 매우 좋지 않다. 야당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면서 "만약 민주당이 이번에도 단독 채택을 강행한다면 민심은 '아직도 민주당이 그 전과 똑같다'고 인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교수는 "송영길 신임 대표가 당 중심으로 이끌어가겠다고 했으니, 당정청이 협의해 최소 1명 정도는 부적격 의견을 수용하는 게 필요하다"며 "특히 공직자로서 자세가 돼 있는지를 판단해 낙마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후보자라면 청와대와 여당이 다시 판단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단독으로 밀어붙인다면 재보선 이후 민주당이 반성하고 변화하겠다고 했던 것들이 모두 의미없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민주당은 당장 단독으로 보고서를 채택하기보다는 최대한 여야 협상 과정을 거쳐 결론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 채택 시한은 6일까지이나 대통령이 최대 10일 연장해 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할 수 있다. 한편, 여야는 이날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합의로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