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부족으로 물류 대란
해상운임 사상최고 찍어
'반도체 초호황' 호재 불구
국내 수출기업 비용 부담
"정부차원 지원책 마련을"

올 들어 우리나라 수출이 지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올해 신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슈퍼사이클'(초호황)을 비롯해 신산업 분야도 크게 성장하고 있는 점은 한국 수출에 긍정적 신호다. 다만 미·중 갈등에 따른 이슈와 급등하는 해상 운임은 우리 수출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해상 운임은 사상 최고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실제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를 보면 지난해 1월 1023에서 같은 해 12월 2641, 올해 3월 2628, 4월 2762로 올랐다. 유럽향 해상운임(TEU 기준)도 이달 들어 3651달러(2일), 3964달러(9일), 4187달러(16일), 4325달러(23일)로 상승세다. 미국 서안향 해상운임(FEU 기준) 역시 이달 들어 4056달러(2일), 3931달러(9일), 4432달러(16일), 4967달러(23일)로 오름세를 보였다.

해상 운임이 치솟는 이유는 컨테이너선 등 해운선박 공급 부족에 따른 것이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출기업들은 글로벌 경기 회복 영향으로 물동량이 급증해 물건을 실을 배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처지다. 여기에 지난달 수에즈운하 선박 사고가 겹쳤고, 사고 수습 이후에도 선박 출항이 늦어지는 등 해외 항만의 물류 적체까지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업계와 함께 지난해 12월부터 '수출입물류 종합대응센터'를 가동해 추가 선박 투입 등 지원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번 '물류대란'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운업 경기는 상당기간 부진했고, 세계 선사들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보수적 경영전략을 취하면서 한번 상승한 운임은 쉽게 하락하지 않고 있다"며 "해운업계의 선복량이 이른 시일 내 회복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우리 기업은 고운임 상황을 새로운 표준(뉴노멀)으로 받아들이고 이에 대응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 보급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진정되면서 다시 미·중 갈등이 격해지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미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월 반도체·배터리 등 우리나라와 관련이 깊은 산업 분야에 대한 공급망 조사를 지시했다. 4차 산업혁명 흐름에서 중요도가 높아진 산업에 대해 자국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겠다는 취지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근본적으로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중국 부상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판단된다"며 "조사결과를 기반으로 미국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조속히 나설 가능성이 크고, 반도체의 경우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미국의) 중국 제재가 가시화하면 우리 기업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황 부연구위원은 "우리 주력산업 대부분이 글로벌 공급망에 깊이 연결돼 있기 때문에 각 산업별로 공급망 재편 가능성과 방향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동맹국과 통상 공조 강화, 수출시장 다변화, 규제개선과 해외진출 지원 등 기업 활력 제고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 교수는 "친환경차나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수출이 회복하고 있는 추세"라며 "'K-방역'과 관련된 방역·의료 분야 중소기업들이 코로나19를 계기로 물을 만난 상황이다. 정부가 이들 중소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HMM 컨테이너선 모습 <HMM 제공>
HMM 컨테이너선 모습 <HMM 제공>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