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한국전력에 대한 정부 규제가 과도하다'는 취지의 지적이 나오면서, 에너지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전은 상장기업이지만, 공공성을 띤 전기요금 책정은 정부로부터 강한 통제를 받는다. 유가에 따라 전기요금을 변동해 책정하도록 하기 위해 올해부터 도입한 '연료비 연동제'도 정부의 물가 인상 우려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 등에 따르면 한전은 2분기(4~6월분)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한전이 공시한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는 1분기에 이어 kwh당 -3.0원으로 책정됐다. 연료비 연동제에 따라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가격 인상분이 전기요금에 반영됐어야 하지만, 정부가 코로나19로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전기요금이 오를 경우 국민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 전기요금 인상을 유보했기 때문이다.
실제 한전에 따르면 2분기 전기요금에 반영되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연료비 변동분은 ㎏당 -1.00원이었다. 여기에 변환계수(0.1634㎏/kwh)를 곱한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는 kwh당 -0.2원이다. 즉 1분기 대비 1kwh당 2.8원이 오른 연료비 조정단가가 전기요금에 반영돼야 한다는 의미다.
한전은 연료비 연동제가 시행되면 유가에 따라 실적이 오락가락하는 재무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정부가 유보권한을 계속 발동할 경우 연료비 연동제 도입은 아무런 효과를 발휘할 수 없게 된다.
한전에 대한 정부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은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최근 문승욱 산업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한전은 상장기업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정부의 많은 규제 속에 놓여있다"며 "2분기 전기요금이 인상되지 않은 부분은 한전 손실로 반영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취임한 문 신임 장관은 청문회에서 "시장경제에 맞게 운용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정부의 탈원전·탈탄소 등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라 한전의 재정 상황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한전 재무제표에 따르면 지난해 부채(연결재무제표)는 전년 대비 3조8000억원 증가한 132조5000억원이었다. 이는 347개 공공기관 중 전년 대비 부채가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이다. 부채비율 역시 2017년 149.1%에서 2020년 187.4%로 올랐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늘면서 에너지 수급 비용이 급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은진기자 jineun@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