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10년 전 우리 수출 1위는 휘발유 등 석유제품이었다. 강산이 바뀐 지금 석유제품은 5위로 밀려났고, 대신 반도체가 무려 3배 가량 늘면서 수출 500억 달러 돌파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했다.이 와중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글로벌 산업 밸류체인 변화에 가속도가 붙었다.

이에 대응하는 나라와 그렇지 못한 곳과의 경제력 차이는 갈수록 더 벌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디지털타임스가 6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출입동향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4월 기준 수출 상위 10개 품목 가운데 4개 품목은 10년 전보다 수출액이 줄었다.

특히 2011년 수출품목 1위였던 석유제품의 경우 수출액이 1억5900만 달러(5.2%) 줄었고, 순위도 5위로 내려앉았다. 코로나19에 따른 이동제한 등의 영향이 크지만,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차 수요 증가로 향후 수출회복에 대한 기대도 높지 않다.

반면 10년 전 '그저 그랬던' 반도체는 이제 독보적인 수출 효자 품목이 됐다. 수출액은 10년 전보다 무려 276.8%나 늘었고,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년 전 4월 8.8%에서 지난달 18.3%로 상승했다.

10년 전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에 주로 쓰이던 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열리면서 이제 산업의 '쌀'을 넘어 '공기'와 같은 필수품목이 됐다. 최근에는 일부 제품의 공급부족으로 자동차업계를 멈추게 할 만큼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4차 산업혁명으로 사물인터넷(IoT)과 자율주행 시대가 열리면서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디지털 전환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메모리반도체의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뜨는 품목과 지는 품목의 차이는 수출에서 확연하게 드러났다.

스마트폰 등 무선통신기기와 디스플레이의 경우 중국의 '굴기'(몸을 일으킴)와 시장 경쟁 심화로 수출액이 줄었고, 철강 역시 중국의 도전에 탄소섬유 같은 신소재의 등장 등으로 위기에 처해있다.

뜨는 품목도 확실한 차별점을 보여줬다. 자동차의 경우 시장 친환경·자율주행차로의 급격한 전환, 석유화학의 경우 제조업 시장의 회복과 탄소 규제 강화에 따른 자동차 경량화용 수요 증가 등이 긍정적인 요인이다.

이 밖에도 바이오헬스와 이차전지, 로봇 등은 10년 전에는 주요 품목에 해당하지 않았으나, 최근 들어 20대 주요 수출품목에 포함된 유망 효자품목으로 꼽힌다. 10년 전에 주요 품목 명단에 있었던 타이어와 가죽·모피 등은 자취를 감췄다.

한 재계 관계자는 "지난 10년 간의 수출지도 변화보다 앞으로 10년 간의 변화는 더 빠르고 역동적일 것"이라며 "기업들은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각오로 체질개선을 진행 중인 만큼, 정치권도 마찬가지로 규제개선 없이 경제발전은 없다는 각오로 정책을 만들고 집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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