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코로나19 백신의 지식재산권(지재권) 면제를 지지한다고 선언하면서, 국내 백신 생산, 공급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허권자인 글로벌 제약사들의 반발 등 난제가 있기는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백신대란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빠르게 백신수급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지재권 면제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에서 대량 백신 생산이 가능한 업체는 어디이고, 또 얼마만한 효과를 낼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바이오·제약 업계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코로나19 백신 지재권 면제를 지지한다고 발표한 데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지재권 면제가 언제 시행될지, 특허에 대한 보호를 일시 유예한다면 그 기간은 얼마나 될지 등 불확실한 요인이 많은 상황이다.
최대 난관은 화이자, 모더나 등 특허권을 가진 제약사가 미국 정부의 방침에 동의할지 여부이다. 또한 이들 특허권자들이 어느 수준까지 동의할지도 관건이다.
코로나19 백신의 특허 등 지재권을 보호하지 않겠다는 것은 다른 제약사의 복제약 생산을 허용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특허권자가 권리를 포기한다고 해서 제품개발 기술과 설비 노하우를 경쟁사에 모두 공개하거나 알려주지는 않는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지재권 면제가 결정돼 실제 다른 제약사들이 백신을 생산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반응이다.
국내에서는 화이자, 모더나 등 미국 제약사의 백신을 개발, 생산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설비를 완벽히 갖추고 있는 기업이 없는 것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이들 두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 플랫폼으로 개발된 제품이어서 관련 기술과 생산 설비를 보유한 기업만 생산할 수 있다. 전세계에서 mRNA 플랫폼으로 만들어진 백신은 코로나19 백신이 유일하며, 국내에서는 mRNA 백신을 개발하거나 생산해온 기업이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지재권 면제가 '일시적'일 가능성이 있어 국내 기업에서 mRNA 백신 개발과 생산설비를 준비하더라도 해당 기간내에 기대했던 만큼의 생산효과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나마 합성항원 방식인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은 지재권이 면제되면 국내에서 생산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합성항원 방식의 백신은 개발과 생산에 성공한 기업이 다수이기 때문에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 여타 제약·바이오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재권 면제 기간이 짧을 경우, 자칫 경제적으로 효과가 크지 않을수도 있다는 것이다. 유선희기자 view@dt.co.kr
미국 미시간주 포티지에 있는 화이자 공장에서 직원들이 코로나19 백신 상자를 운송용기에 싣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