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107.39)가 지난해 동월 대비 2.3% 올랐다. 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한은의 3월 생산자물가지수(106.85)도 2월보다 0.9%포인트 올라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실물 경기가 산업별 고르지 못하고 회복이라고 장담하기에는 이른 상황에서 물가가 먼저 뛰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경제가 과열되지 않도록 금리가 다소 인상돼야 할지 모른다는 발언을 하면서 금리 인상 논란까지 벌어지고 있다. 본격적인 인플레이션 우려는 아니더라도 조짐은 분명하다는 데 유념해야 한다.

최근 물가상승은 공급측면 요인이 크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대로 작년 대비 2배 올랐다. 한은에 따르면 물가상승률의 유가 기여도가 0.5%포인트에 이른다. 최근 농축산물의 급등도 물가지수를 끌어올렸다. 구리·철광석·곡물 등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도 크다. 작년 1분기 소비자물가지수가 1%대에 그쳤던 데 대한 기저효과도 물론 클 것이다. 코로나19 대응을 하면서 크게 증가한 유동성도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아직 미약하긴 하지만 팬데믹 종식 기대를 선반영해 꿈틀거리는 보복소비(펜트업 현상)도 일부 관측된다. 특히 이 부분을 눈여겨 봐야 한다. 유가와 원자재가 상승은 제한적이고 농축산물 가격 급등은 일시적이라고 해도, 코로나 종식과 함께 찾아올 수요상승에 의한 물가급등, 즉 수요견인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인플레이션은 양극화를 심화하고 시장금리 상승 압력을 높인다. 구매력 위축으로 실질소득이 줄어들면 서민들은 더 큰 고통을 겪게 된다. 복지정책의 효과를 반감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정부는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려 들 유인을 갖게 돼 악순환을 빚을 수 있다. 가계신용대출이 1600조원(2020년 기준)으로 GDP 대비 98%에 이르는 우리 상황에서 금리상승은 또 다른 경제뇌관이 된다. 특히 우리는 백신 접종속도가 늦는 바람에 미국의 경제회복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 미국이 만약 통화완화를 멈추고 금리인상에 나선다면 우리에게는 엄청난 충격파가 올 것이다. 경제여건의 급선회에 안심할 때가 아니다. 재정 및 통화당국은 물가 및 금리에 대한 선제적 대비책을 갖고 있어야 한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