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내조·도자기밀수·관테크'
임혜숙·박준영·노형욱 후보자
野부적격 판정, 與재협상할듯

청와대가 정치색을 빼고 전문성을 앞세웠던 장관 후보자들 상당수가 국회 인사청문회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여야는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시한인 6일까지 협상을 이어갈 생각이지만 야당이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와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등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야 협상이 무위로 돌아간다면 5월 임시국회가 파행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5일 임 후보와 박 후보자 외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까지 3명의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특히 임 후보자에 대해서는 청문 보고서에 부적격 의견을 기재하는 것을 넘어서 보고서 채택을 거부하는 것으로 기울었다. 임 후보자는 아파트 다운계약·위장전입·가족 동반 외유성 출장·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무자격 지원·논문 표절 등 각종 의혹을 받고 있다. 임 후보자는 지난 4일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화여대 교수로 지도하던 대학원생 논문에 배우자를 18차례 공동저자로 올린 것으로 확인돼 '논문 내조'를 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임 후보자는 또 제자의 논문을 표절해 남편 연구 실적을 부풀렸다는 비판도 받았다. 특히 임 후보자는 배우자 4회, 자녀동반 4회 등 가족 동반 외유성 출장 논란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임 후보자는 우선 논문 내조 논란에 대해 "실제 공동연구를 했을 때만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면서 "제자도 공동 연구팀의 한 사람으로 참여했다. 공동연구진 간에는 표절이라는 단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가족 동반 출장에는 "사려깊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국민의힘은 임 후보자를 낙마 1순위로 보고 있다. 국민 정서에 반하는 도덕적 흠결이 있다는 게 국민의힘의 판단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임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의혹을 대부분 소명했다고 엄호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날 디지털타임스와의 통화에서 "야당이 왜 임 후보자는 낙마 1순위로 삼는지 이유를 잘 모르겠다"면서 "논문과 관련한 논란도 깨끗하게 해명했고, 부동산 다운계약서 등은 금전상 이득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가족 동반 출장은 부적절했다고 사과했다"고 두둔했다. 이 관계자는 "야당이 말도 안되는 주장으로 임 후보자에게 결정적 흠결이 있는 것처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6일까지 야당과 협상을 이어가되 최종적으로는 보고서 채택을 시도할 생각이다. 보고서 채택 시한은 6일까지다. 민주당 관계자는 "장관 후보자는 국무총리나 대법원장처럼 본회의 의결로 인사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청문 보고서를 채택해 대통령에게 보내주는 게 의무"라면서 "6일 오후까지는 회의를 열어 보고서 채택을 해야 한다"고 했다.

임 후보자뿐 아니라 박 후보자도 배우자가 고가의 도자기를 불법으로 반입해 판매했다는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다. 박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송구하다"면서 "관세 당국의 검토 조치 결과를 그대로 따르겠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은 1차적으로 박 후보자의 청문 보고서에 부적격 의견을 적시하고 보고서 채택에 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노 후보자는 세종시 아파트 특별공급 재테크 논란과 위장전입 의혹이 불거져 청문 보고서 채택 여부가 불확실하다.

원래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개각에 대해서는 '청문회 정국을 무난히 돌파하기 위한 안정권 인사'라는 평이 우세했다. 민주당 내 친문 그룹 위주로 선발했던 기존 인사와 달리 관료 출신 중심으로 배치해 정치공방 리스크를 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5명 후보 중 3명이 도덕적 검증에서 발목을 잡힌 형국이 됐다.

민주당이 야당의 동의 없이 수적 우세로 보고서 채택을 단독 처리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이후 첫 개각인 만큼 과거의 밀어붙이기를 재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재협상 등으로 인사청문 정국을 무난히 넘기기 위한 돌파구를 만들지 않겠냐는 시각도 있다.

김미경·임재섭기자 the13ook@dt.co.kr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장관 후보자들이 선서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장관 후보자들이 선서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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