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고소 취하하면서, 정작 사안과 경중에 따라 앞으로 처리할 것이라는 유보입장은 또 뭔가?”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 김근식 경남대학교 교수.<연합뉴스>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 김근식 경남대학교 교수.<연합뉴스>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 김근식 경남대학교 교수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을 비난한 전단을 배포했던 시민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여전히 자기모순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5일 김근식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자폭탄을 '양념'이라며 지지하던 문 대통령이 정작 본인에 대한 비난은 못 참고 모욕죄로 고소한 겁니다"라며 "남에 대한 욕설과 비난은 괜찮고 자신에 대한 욕설과 비난은 참지 못한다는 겁니까?"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교수는 "민주국가의 지도자는 국민으로부터 모욕도 충분히 감내해야 한다며 뒤늦게나마 고소를 취하한 문 대통령인데, 정작 김정은을 비판한 대북전단에 대해서는 법까지 만들어서 민주국가의 국민을 처벌하고 있습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김정은은 독재자니까 난리치지만 김정은에게 바른말 비판하는 대한민국 국민은 정당한 자유와 권리를 행사한 겁니다"라며 "대한민국 대통령은 김정은의 입장에서 대한민국 국민을 처벌할 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의 입장에서 표현의 자유를 지켜주는 게 본연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국민에게 전단살포를 금지할 게 아니라, 오히려 문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전단 정도는 양념이라고 훈계해주고 국민의 모욕정도는 감내해야 한다고 민주주의의 원리를 설명해주십시오"라며 "뒤늦게 고소 취하하면서 정작 사안과 경중에 따라 앞으로 처리할 것이라는 유보입장은 또 뭡니까? 이번 고소취하는 기소할 정도의 사안이 아니라서 봐준다는 겁니까? 그럼 참을 수 없는 수준이면 또 모욕죄로 직접 고소하겠다는 겁니까?"라고 따져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남에게 양념이면 나에게도 양념이어야 합니다.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면 대통령에게뿐만 아니라 독재자 김정은을 향한 정당한 표현의 자유도 보호해줘야 합니다"라며 "대통령이 모욕조차 감내해야 할 자리라면 사안과 경중에 상관없이 끝까지 쿨하게 감내하셔야 합니다. 자기모순에서 벗어나시기 바랍니다"라고 글을 끝맺었다.

앞서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4일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지난 2019년 전단 배포에 의한 모욕죄와 관련해, 처벌 의사를 철회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대변인은 "본인과 가족들에 대해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혐오스런 표현도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용인해 왔다"며 "그러나 이 사안은 대통령 개인에 대한 혐오와 조롱을 떠나 일본 극우 주간지에 나온 표현을 무차별적으로 인용하는 등 국격과 국민의 명예, 또 남북관계 등 국가 미래에 미치는 해악을 감안해 대응했던 것"이라고 고소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주권자인 국민의 위임을 받아 국가를 운영하는 대통령으로서 모욕적 표현을 감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수용하여 이번 사안에 대한 처벌의사 철회를 지시한 것"이라며 "앞으로 명백한 허위사실을 유포해 정부에 대한 신뢰를 의도적으로 훼손하는 행위 등에 대해선 사실관계를 바로잡는다는 취지에서 개별 사안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해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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