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통합 後전대' 시나리오 무산
합당 논의 내달로 한달 미뤄져
安 "내년 3월전 통합" 대외발언
대선 직전 야권 단일화 포석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통합 전당대회가 무산되면서 양당 합당이 후순위 과제로 밀려났다. 내년 대통령선거 국면까지 결실을 맺지 못하고 '야권 단일후보 선출' 논의로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신임 원내대표는 전날인 4일 취임 인사 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전당대회를 마친 뒤 통합 논의가 가능할 것 같다'는 입장을 전했다. 앞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후보 단일화 국면에서부터 떠오른 '선(先) 통합 후(後) 전대' 시나리오가 무산된 것이다. 합당 논의는 전대를 치르는 6월초까지 최소한 한달 가량 미뤄진 셈으로, 국민의힘 차기 정식 지도부 입장에 따라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양당 대변인 전언을 종합하면 회동에서 김 권한대행은 안 대표에게 "(선 통합 여부에) 전대 출마하신 분들의 의견이 다르다. 그것이 정리되고 나서 통합이 가시화되지 않겠냐"고 했고, 안 대표도 "국민의당은 지금이라도 통합에 응할 수 있지만 국민의힘이 전대를 앞둔 상황을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모두발언에서 김 권한대행은 "(양당이) 한 글자 차이라 사람들이 헷갈린다. 이름만 헷갈리는 게 아니라 내용도 똑같다"고 일견 거리감을 좁히며 만남에 의미를 부여했지만, 비공개 대화 분위기는 달랐던 셈이다. 양측은 추후 통합 논의를 위한 일정도 잡지 못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대화 내용으로 보면 전대 전에 통합 관련 움직임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안 대표는 합당 논의 파트너였던 주호영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의 그간 논의 내용도 김 권한대행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고 한다. 지난달 29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주호영 당시 권한대행이 "어제(28일) 합당 선언도 할 수 있었던 상황"이라고 전한 만큼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측까지 나왔었지만, 안 대표와 양자 회동 후에는 이튿날(30일) 원내대표 교체 이후로 논의를 미뤘다.

다만 안 대표는 비슷한 시기인 28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생각해놓은 대통합 시점이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내년 대선이 있는) 3월 전에"라며 "제일 좋은 시기가 언제일까에 대해선 서로 의논해야 한다"고 밝혀 '실제론 통합 시점을 최대한 늦추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이를 의식한 듯 안 대표는 지난 3일 국회에서 취재진을 만나 "(기자가 최종시한이 있냐고 물은 것 같아) 농담 식으로 말을 한 것"이라며 "가급적이면 어느 정도 빨리 통합"해야 한다고 수습에 나섰다. 그는 "저희는 다 준비가 돼 있다"면서 국민의힘에 당권주자들을 포함한 입장 정리를 촉구하며 공을 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안 대표는 불과 반나절 뒤 한국정치평론학회 2021 공론포럼에선 "결과적으로 다음 대선 때 야권 단일후보만 선출되면 된다는 생각"이라며 "합당보단 (원칙 있는 통합 등) 통합이라는 표현을 썼던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뒤이은 김 권한대행과의 회동에서 합당 논의를 미룬 것도 해당 발언의 연장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지난 5월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가 취임 인사 차 예방한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신임 원내대표를 맞아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가 취임 인사 차 예방한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신임 원내대표를 맞아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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