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을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긋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인 반도체 패권전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이 부회장을 사면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산업을 고려하면 사면론을 아예 무시하기도 어렵지만,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정치적 기조나 국민적 감정과 공감대를 생각하면 섣불리 사면을 결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이 부회장 사면론에 불을 붙인 것은 민주당 3선 중진인 이원욱 의원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의원은 지난 4일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상황에서 경제가 매우 불안하고 반도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필요성을 국민들도 요구하고 있다"며 "사면 필요성이 조금 있는 정도가 아니고 아주 강력히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사면을 주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이 의원 외에도 반도체기술특별위원장인 양향자 의원과 4선 중진 안규백 의원 등이 사면론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즉각 이 부회장 사면을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춘추관 브리핑에서 "현재로서도 이전과 마찬가지 대답"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앞서 지난달 28일 경제계 5개 단체가 이 부회장 사면을 건의하자 "현재로서는 검토계획이 없다"고 못 박은 바 있다.
청와대의 진화에도 이 부회장 사면론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반도체 패권전쟁이 심화하고 반도체 수급난이 현실화할수록 사면론이 더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단 민주당 지도부와 대권 잠룡 등은 사면론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서에서 "사면권 행사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므로 대통령께서 정치권과 국민의 뜻을 헤아려 판단하실 것"이라고 전제했으나 "국민의 공감대가 없는 사면은 통합에도 경제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대에 무게를 뒀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건의'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던 이낙연 전 대표는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 말씀을 자제하겠다"면서 "정부도 필요하다면 언젠가는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사면에 찬성하는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타임스에 "사면이 필요하다고 하는 이유는 세계적인 반도체 전쟁에서 밀리면 안된다는 절박성 때문인데, 이 부회장 사면을 얘기하는 순간 '반도체'는 사라지고 '이재용'만 남는다는 게 우려스럽다"고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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