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한국이 북미대화 조성에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
황지환 서울시립대 교수, 안민정책포럼 세미나서 발표

바이든 시대에 북미관계와 남북관계가 호전될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이는 미중관계악화와 인권을 중시하는 바이든의 보편적 가치 추구정책 때문이라는 진단이 제기됐다.

북한은 한국을 건너뛰어 미국과 직접 대화를 원하고 있지만 우리정부는 한미공조를 통해 북미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지환 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4월 30일 안민정책포럼(이사장 박병원)이 개최한 줌 세미나에 '바이든의 대외전략과 한반도'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바이든 미대통령은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회복에 외교정책의 주안점을 두며 전임 트럼프 대통령과는 차별화를 두고 있지만 인도태평양전략에서는 트럼프의 정책을 유일하게 수용하며 부상하는 중국과 확실한 대립각을 세워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이런 중국과의 갈등은 북미관계 개선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인권문제 제기 없이 북한과 접촉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난했듯이 북한인권 개선을 중시하는 바이든은 북미개선이나 북핵협상에서 진전을 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과 갈등을 빚는 중국이 북한문제를 통해 미국을 견제하려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 교수는 이에 따라 한국정부는 미중간 더블데이트를 하면서 전략적 공간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이 한국을 통해 미국과 접촉할 수 있도록 한미공조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바이든의 대북정책이 북한이 스스로 변할 때 까지 기다린다는 오바마 전 대통령시대의 전략적 인내로 돌아간 상황이며, 트럼프의 톱다운 방식이 아닌 실무자에 의한 보텀 업 방식으로 북한을 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로켓 발사 등 대미 핵억지력 완성을 선언한 만큼 대북정책을 미국의 대외정책의 후순위로 밀어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황 교수의 평가다.

이에 따라 황 교수는 우리정부가 북한 문제를 바이든의 외교안보정책의 최우선 어젠다가 될 수 있도록 바이든 정부에 설득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문제를 미중 갈등구조에서 분리시켜 미중의 협력구도하에서 다룰 방안을 모색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매주 금요일 시대적 이슈를 발굴해 조찬세미나를 개최해 왔던 안민정책포럼은 현재의 팬더믹 상황이 지속되는 당분간 격주로 줌을 이용한 비대면 방식으로 세미나를 개편해 진행 중이다.

안민정책포럼은 고(故) 박세일 교수를 중심으로 만든 지식인 네트워크로 1996년 창립됐다. 좌우를 아우르는 통합형 정책 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은행연합회장과 경영자총협회장을 역임한 박병원 경총 명예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김광태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