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전 장관은 "미중 두 초강대국의 군사력·경제력·기술 수준을 고려하면 신냉전이 과거 미소 냉전보다 인류에 훨씬 더 위험하다"면서 "현재 미중 긴장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가장 큰 문젯거리"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옛 소련은 지금 중국이 가진 개발력이나 기술 역량이 없었다"면서 "반면 중국은 이미 상당한 군사강국이면서 동시에 경제강국"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미소냉전 때 개발된 핵무기가 이미 전 세계를 파괴할 수 있을 만큼 위력적이었는데 현재는 이같은 핵 문제에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문제까지 더해졌다"면서 "이는 70년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한 위력이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인류는 역사상 처음으로 유한한 기간에 스스로 말살시킬 수 있는 역량을 갖게 됐다"면서 "그간 더 발전한 기술 수준을 고려하면 첨단국가 간 대결이 벌어지고 실제로 전쟁이 일어나면 인류 전체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에 키신저 전 장관은 "중국의 대외정책에 모든 측면에서 맞서야 한다는 미국의 태도는 중국으로부터 최대의 저항을 초래할 것"이라며 "미국은 중국과 같은 규모의 나라와는 공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미국의 대중 정책은 중국을 존중하고 정기적인 대화를 유지하면서 협력 분야를 찾는 쪽으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유대 혈통인 키신저는 독일에서 태어났고 히틀러가 집권하자 가족이 뉴욕에 정착했지요. 야간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뉴욕시립대학에서 고학생활을 하던 그는 2차세계대전에 참전해 장교로 복무했습니다. 제대 후 하버드 대학에 진학해 박사 학위를 따고 교수가 됐지요. 1969년 키신저는 닉슨 대통령의 안보보좌관이 되어 고위 관료의 세계에 들어갔습니다. 그 뒤로 약 10년 동안 그는 국무장관까지 역임하며 미국 외교의 황제로 군림했습니다.
그는 미중 수교로 이어진 1970년대 '핑퐁 외교'의 주역을 맡았고 1973년 베트남 전쟁을 해결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습니다. 그는 '중국을 가장 잘 아는 미국인'으로 불립니다.그는 21세기 신 질서를 위해선 미중이 협력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해 왔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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