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도 글자대신 영상으로' 대중화 반열에 오른 북튜버들
북튜버들은 고전 문학부터 최신 경영서까지 다양한 책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책에 대한 감상을 공유한다. 특히 책의 핵심 내용만 간추려 읽어주거나 어려운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줘 젊은 세대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서점에서 책 고르는 방법, 저자와의 인터뷰 등을 콘텐츠로 다루며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지고 책을 구입해 독서하는 습관을 가지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최근 북튜버들이 소개한 책들이 족족 베스트셀러에 오르다 보니 출판계에서는 '유튜버셀러'(유튜버가 만드는 베스트셀러)라는 신조어가 핫 키워드로 떠올랐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 박사(현 서울대학교 초빙연구원)는 "미디어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스스로 글자를 읽는 독서보다 북튜버들의 영상을 통한 독서를 더 선호한다"며 "최근 북튜버는 먹방, 게임 등 인기 콘텐츠를 다루는 유튜버들과 함께 대중화 반열에 오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한 해, 북튜브 채널 구독자 수 급상승해
북튜버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구독자 수 10만 명이 넘는 '실버 버튼' 채널만 10여 개 가까이로 늘었다. △'책 읽기 좋은 날'(구독자 31만 명) △'책한민국' (구독자 24만 명) △'겨울서점' (구독자 17만 명) △'루나펄스(lunar pulse) 책 읽어주는 여자' (구독자 14만 명) △'안나의 북튜브' (구독자 12만 명) 등이 그 예다.
K-Culture 플랫폼 보이스오브유가 제공하는 인플루언서 랭킹(IMR) 자료에 따르면, 구독자 수가 가장 많은 채널 '책 읽기 좋은 날'은 지난 1년간 7만 명에서 31만 명으로 25만 명 가까이 구독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책한민국'도 13만 명에서 24만 명으로 10만 명 이상 증가하며 지난 한 해 동안 급성장했다.
이 외에 △'문학줍줍'(구독자 5만 명) △'공백의 책단장'(구독자 4만 명) △'책읽찌라'(구독자 3만 명) △'사월이네 북리뷰'(구독자 2만 명) △'다이애나의 책장'(구독자 2만 명) 등의 채널들도 지난 한해 꾸준히 구독자 수가 증가했다.
◇서점가를 뒤흔드는 '유튜버셀러'의 파워
인기 상승과 함께 북튜버들이 출판업계에 미치는 파급력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국내 1세대 북튜브 채널로 널리 알려진 '겨울서점'의 운영자 김겨울(본명 김지혜)씨는 2019년부터 MBC 표준FM '라디오 북클럽 김겨울입니다'의 진행자로도 활약하고 있는 대표적인 '유튜버셀러'다. 그녀가 인상 깊은 책 구절을 소개하거나 포장된 책을 '언박싱'(개봉)하는 영상을 올리고 나면 "영상 보고 책 사러 서점에 다녀왔어요" 등의 시청자 댓글이 다수 달린다.
인기강사 김미경씨가 운영하는 구독자 134만 명의 'MKTV 김미경 TV' 채널은 '김미경의 북드라마' 콘텐츠를 통해 엄청난 '유튜버셀러' 파워를 선보이고 있다. 2019년에는 야마구치 슈의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등 김미경씨가 영상을 통해 소개한 책 6권이 상반기 베스트셀러 100권에 포함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만들어진 베스트셀러'에 대한 우려 커져
책 읽기를 권장하는 북튜버를 통해 독서 문화가 확대되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부작용 또한 점점 더 눈에 띄게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유튜버셀러'의 활약을 눈여겨 본 출판사들이 자체 북튜버를 고용하거나 영향력 있는 북튜버들에게 비싼 광고비를 지불하고 홍보를 부탁하는 등 '베스트셀러 만들기'에 혈안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출판 시장의 교란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뒷광고'를 철저히 방지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이영미 박사는 "광고비를 받고 소개하는 책의 경우 시청자들이 좋은 책으로 오해하고 구입하지 않도록 '유료 광고' 표시를 명확히 하는 등 북튜버들의 투명성이 우선적으로 전제되어야 한다"며 "시청자들도 영상 속 내용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 시각으로 평가하는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성기기자 watne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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