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강조… 당내 지각변동일 듯
홍영표와 0.59%p 차 '박빙숭부'
"내년대선 승리… 원팀 만들겠다"

송영길 민주당 신임 대표(가운데)가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윤호중 원내대표(오른쪽), 전혜숙 최고위원 등과 손을 맞잡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길 민주당 신임 대표(가운데)가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윤호중 원내대표(오른쪽), 전혜숙 최고위원 등과 손을 맞잡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신임 당 대표로 비주류 삼수생이자 5선 중진 의원인 송영길 후보를 선택했다.

4·7 재보궐 선거로 위기감이 커지자 당심이 '친문' 대신 '변화'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치른 전당대회 결과, 송 후보가 대의원·권리당원 투표와 당원·국민 여론조사 합산 35.60%로 홍영표 후보(35.01%)와 우원식 후보(29.38%)를 누르고 당 대표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86세대' 맏형 격인 송 신임 대표는 민주당 내 비친문 계열이다. 친문 핵심인 홍 후보와는 득표율 차이가 고작 0.59%포인트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박빙의 승부였다. 친문 표심이 홍 후보와 우 후보로 갈리면서 송 대표에 유리한 판세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송 대표는 당 대표 경선에서 '변화'를 앞세워 "당명만 빼고 전부 바꿔야 한다"는 쇄신론을 강조했던 만큼, 친문 진영 목소리가 컸던 민주당에 큰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송 대표는 이날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부동산 △코로나19 백신 △반도체 △기후변화 △한반도 평화 번영의 실마리 찾기 등 5가지 핵심과제를 내걸었다. 송 대표의 부동산 정책은 협동조합형 민간 임대주택인 '누구나집 프로젝트'와 LTV(주택담보대출비율) 상향 조정 등이다. 송 대표는 이날 "당정 협의를 거쳐 정부의 2·4 부동산 대책을 뒷받침하고, 실수요자 대책, 세제 문제를 보완하겠다"며 "누구나 집 프로젝트를 보조 정책으로 협의하겠다"고 했다.

정부가 대출 규제 완화 가능성을 내비치기는 했으나 최대 LTV 10% 포인트 상향 조정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과 달리, 송 대표는 최대 90% 상당의 과감한 대출 규제 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송 대표가 당정 간의 입장 차를 어떤 방식으로, 어떤 속도로 조율할 수 있을지가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송 대표와 손발을 맞춰야 하는 원내 사령탑인 윤호중 원내대표가 친문 핵심 인사라는 것도 지도부 간의 불협화음을 우려하게 하는 요인이다. 대북정책에 있어서도 북한과의 우호적 대화와 협력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송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친문 진영 대 비주류 간 갈등 양상이 노출된 만큼 초기에는 단합과 '원팀(One-Team)' 구성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송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홍 후보의 개혁과 열정, 우 후보의 민생과 헌신을 잘 수용해 민주당 원팀을 만들겠다"고 했다.

송 대표는 또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뒷받침하고 내년 대선에서도 승리하겠다면서 당의 단합을 독려했다. 그는 "열정, 헌신, 지혜를 가진 모든 분을 하나로 모아 원팀을 만들겠다. 유능한 개혁, 언행일치의 민주당을 만들어 국민의 삶을 지켜내고 국민의 마음을 얻겠다"며 "제4기 민주 정부를 여는 311일의 대장정에서 승리하겠다"고 했다.

송 대표는 1963년 전남 고흥 출생으로, 광주 대동고,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인천에서 7년여 노동운동을 하다 31세에 사법시험(36회)에 합격해 노동·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입으로 정계에 입문했으며, 19대 대선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의 중앙선거대책본부 총괄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지난 2016년과 2018년 전당대회에 이어 세 번째 도전에서 당 대표로 선출됐다. 한편,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으로는 (기호순)강병원·김용민·전혜숙·백혜련·김영배 후보가 당선됐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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