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 첫날 개인투자자 관심반 우려반
지난달 말 기준 사전교육 이수자 1만명 이상
당국, 개인 물량 확대로 공매도 접근성 높여
“불법 공매도 등 시장교란행위에 엄정 대처”
여전히 상환기관·담보비율 등 불평등 지적도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의 주가지수 구성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1년 2개월 만에 부분 재개된 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의 주가지수 구성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1년 2개월 만에 부분 재개된 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주가 급락을 막기 위해 금지됐던 공매도가 1년 2개월 만에 일부 재개됐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공매도 투자에 개인 투자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물량을 확대하고 불법 공매도에 대한 제재도 강화했다. 공매도가 재개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커졌지만 여전히 개인투자자들에게 불리한 요소가 남아 있다는 지적도 제기돼 실제 참여가 늘지는 미지수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매도에 참여하기 위한 사전 교육을 이수한 개인 투자자는 지난달 30일 기준 1만3000명 넘었다. 모의 거래를 이수한 투자자도 5000명에 달한다. 지난 2016년 기준 공매도 거래가 있었던 개인 계좌가 6400개였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에 공매도가 재개되면서 개인 투자자의 관심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일단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내려가면 주식을 사서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기법이다. 이처럼 공매도는 개별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반대로 주가가 오르면 손실이 무한대로 늘어날 수 있어 원금 손실 위험도 있다.

금융당국은 개미들로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공매도를 재개하기에 앞서 개인 투자자가 공매도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새로운 개인 대주(貸株)제도를 마련했으며, 이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은 증권금융과 증권사에서 주식을 빌려 공매도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기관과 외국인에 비해 개인들은 공매도에 불리하다는 주장도 반영해 개선책도 내놨다. 개인 투자자를 위한 공매도 주식 물량을 따로 배정했는데, 2조4000억원 규모로 증권사 17개사에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공매도 최초 투자 금액을 3000만원으로 제한하고 의무적으로 투자 교육을 받도록 했다. 이와 함께 불법공매도 적발과 감시를 강화해 기관과 외국인의 불법 행위는 철저히 막고, 불법 공매도에 대한 과징금과 형사처벌도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외국인, 기관에 비해 공매도 상환기관, 담보비율 등에 있어서 여전히 개인 투자자들에게 불리한 요소가 남아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우선 기관·외국인의 상환 기간은 사실상 제한이 없는데 반해, 개인의 상환 기간은 최장 60일이다. 대주 담보비율도 기관과 외국인은 105%인 데 반면 개인은 140%로 더 높은 편이서 이러한 불평등 요소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개인투자자 권익보호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이날 부분 재개되는 공매도 거래와 관련해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 의무상환 기간을 개인과 동일한 60일로 적용하라"며 기관과 외국인의 담보비율을 개인과 동일하게 적용할 것을 촉구했다. 또 기관투자자와 외국인들도 공매도 증거금을 개인과 같이 140% 수준으로 맞추는 등 11가지 개선 사항을 요구했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재개 이후 시장 동향 점검에 주력할 방침이다. 공매도 급증으로 변동성 확대가 우려되는 종목은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하는 등 신속히 대응해 시장 불안 요인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불법공매도 등 시장교란행위에 대해서는 법이 허용하는 최고 한도로 제대하는 등 적극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구성 종목만을 대상으로 공매도가 부분 재개된 가운데,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 매도로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대거 하락세를 보이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김수현기자 ksh@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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