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의대생 친구 A씨, 고인의 빈소 찾아오지 않고 있는 상황…‘연락두절 상태’ 부친 손모씨 “아들 신발이라도 보여달라고 요청했는데, 나온 답은 ‘버렸다’였다”
<경찰 제공>
서울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실종됐다가 엿새만에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고(故) 손정민씨(22)의 아버지 손모씨가 '타살 가능성'을 주장했다. 고인의 사망 원인을 두고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사망 직전 손씨의 행적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부친 손씨는 숨진 아들과 현장에 함께 있었던 친구 A씨로부터 직접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억울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부친 손씨는 3일 서울 강남성모병원에 마련된 고 손정민씨 빈소에서 취재진을 만나 "A씨가 자기 부모와 통화를 했던 (새벽) 3시 30분쯤 내게 연락을 하기만 했어도 정민이는 죽지 않았을 것"이라며 "5시가 넘어도 나와 아내에게 연락을 하지 않은 데에 대한 적어도 사과는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손씨의 주장에 따르면, 숨진 의대생의 친구 A씨는 고인의 빈소를 찾아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며, 연락두절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손씨는 지난달 24일 밤 11시쯤 A씨와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시고 잠든 뒤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술을 먹다 잠든 A씨는 이튿날 새벽 3시 30분쯤 자신의 부모와 한 통화에서 "(숨진 손씨가) 취해 잠들었는데 깨울 수가 없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모와 통화 후 A씨는 다시 잠이 들었고, 1시간 후인 4시 30분쯤 잠에서 깬 뒤 귀가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일어나보니 친구(손씨)가 보이지 않아 집에 간 줄 알고 귀가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부친 손씨는 "상식적으로 잠들었는데 깨울 수가 없다면 직접 부모에게 전화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왜 바로 전화를 하지 않은 건지, 당시 술에 취해 정신이 없었다고 말하는데 적어도 (A씨의) 부모님이 연락을 해야 했었다고 생각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특히 손씨는 A씨가 사고 당일 신었던 신발을 버린 것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A씨는) 사고 당일 정민이가 (일어나서 뛰어다니다 넘어지면서) 신음소리를 내 당황했고, 그런 정민이를 끌어 올리느라 신발과 옷이 더러워졌다는 얘기를 했다"며 "A씨 아버지에게 전화해 신발이라도 보여달라고 요청했는데, 물어보자마자 나온 답은 '버렸다'였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손씨는 "(아들이) 사고당했을 가능성은 99.9%"라면서 실족사가 아닌 '타살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앞서 손씨가 실종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각과 장소의 인근 CCTV 영상이 공개돼 실종 당일 상황에 의구심이 커지기도 했다. 반포나들목 바깥 자전거대여소 쪽에서 한강공원 방면을 찍고 있는 이 CCTV에는 지난 25일 오전 4시 30분부터 1분 5초가량 남자 3명이 자전거도로 쪽에서 한남대교 방향으로 급하게 뛰어가고 있는 모습이 고스란히 포착됐다. 온라인상에서는 손씨의 실종 사건과 관련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해당 장면은 실종 사건과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고교생 1명과 중학생 2명으로 동네 선·후배 사이였으며, 손씨 행적에 대해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자기네들끼리 뛰고 쫓고 노는데 정신이 팔려서 정민씨 쪽을 바라봤는지에 대해선 기억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 용산경찰서와 서초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숨진 손씨가 사건 당일 머물렀던 반포한강공원 등에 있던 목격자 찾기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특히 고인의 사망 추정 시간인 25일 새벽 2시부터 4시 반 사이 한강공원을 오간 행인들을 집중적으로 찾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