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11월 집단면역 목표 앞당기게 총력"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백신 여야정협의체 구성하자"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이달 중 화이자 백신을 주 단위로 국내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백신 부족에 대한 불안 등이 이어지자 재차 백신 수급 안정성을 부각한 것이다.
그러나 야당은 "백신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공세를 폈다. 특히 문 대통령이 1차 접종을 빠르게 진행하도록 주문한 탓에 백신 부족사태가 심화했다고 책임론을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제2차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를 열고 백신 확보상황 등을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우리나라는 확진자 수가 매일 600~700명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다른 주요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통제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라며 "다행히 아직 인구 대비 코로나 확진자 수가 현저하게 적고, 특히 치명률은 주요 국가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매우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선제적 검사와 철저한 역학조사, 신속한 치료 등 K-방역이 현장에서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백신 도입과 접종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 인구 두 배 분량의 백신을 이미 확보했고, 4월 말까지 300만명 접종 목표를 10% 이상 초과 달성하는 등 접종도 속도를 내고 있다"며 "지금처럼 시기별 백신 도입 물량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상반기 1200만명 접종 목표를 1300만명으로 상향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고도 받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국내 백신 개발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내년부터는 우리나라 기업이 개발한 국산 백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백신 확보를 위한 전 세계적인 무한경쟁 속에서, 백신 주권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며 "개발비용의 부담이 매우 크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높은 국산 제품들에 집중해 과감하게 지원하는 등 내년에는 우리 기업이 개발한 국산 백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달라"고 정부에 주문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가 될 수 있는 나라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 2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보유한 국가이자, 현재 해외에서 개발된 코로나 백신 세 개 제품이 국내에서 위탁 또는 기술이전 방식으로 생산되고 있다"며 "한국이 백신 생산의 최적지로서 글로벌 허브 국가가 된다면, 국내 공급은 물론 아시아 등 전 세계 백신 공급지로서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국민에게는 백신 접종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방역이 좀 더 안정되면 경제의 회복과 민생의 회복이 더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며 "2차 접종까지 끝낸 백신 접종 완료자들은 요양병원과 시설에서의 면회가 허용되고, 자가격리 면제도 받는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질수록 그 혜택도 더 넓어질 것"이라고 국민적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야당의 생각은 문 대통령과 달랐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백신확보에 무능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하루도 지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심각한 백신 구입에 야당도 적극 협력하겠다"면서 "정부의 (백신 확보) 무능을 당연히 따져 물어야 하겠지만 동시에 부족한 백신 구입을 위해 야당도 발 벗고 나서겠다. 백신국회사절단의 조속한 구성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야당이 수없이 우려한 백신 부족 사태가 현실로 드러났다"며 "불과 열흘 전 문 대통령은 수급 불안보다는 백신을 적시에 속도감 있게 접종하지 못하는 게 문제라면서 속도전을 주문했다. 정부는 대통령 하명대로 아랫돌을 빼서 윗돌에 괴는 방식으로 2차 접종 비축분을 1차접종분으로 앞당겨 접종하면서 접종 성과 올리기에 급급했다"고 문제 삼았다. 이 정책위의장은 "국회는 백신 국정조사를 통해 백신 도입부터 앞으로 수급계획, 11월 집단면역 가능성까지 낱낱이 밝혀 국민들의 백신 불안을 해소할 의무가 있다"면서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조사 시행에 즉각 합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2차 특별 방역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