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기부 3000억원, `이건희 소아암 지원사업` 명명

11월부터 1만7000여명 환아 치료 등 집행
김연수 원장 "전무후무한 '의료 플랫폼' 구축"
"어린 생명 살릴 수 있으면 일천억원 돈 아깝지 않다"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고(故) 이건희 회장 유족 측이 어린이 희귀질환 치료를 위해 기부한 3000억원이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환아 지원사업'이라는 이름으로 1만7000여명의 환아들을 치료하는 데 쓰인다.

삼성전자는 3일 오후 서울 연남동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소아암·희귀질환 환아 지원사업' 기부 약정식을 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연수 서울대병원장, 김한석 서울대어린이병원장, 성인희 삼성 사회공헌업무총괄 사장, 이인용 삼성전자 CR담당 사장 등이 참석했다.

서울대병원은 이번 기부사업을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환아 지원사업'으로 명명하기로 결정하고 유가족에게 감사패를 증정했다. 서울대는 김한석 서울대어린이병원장을 사업단장으로 임명했다.

서울대는 향후 전국 어린이병원 의료진이 고르게 참여하는 운영위원회와 실무위원회를 구성해 사업을 운영하기로 했다. 사업단은 오는 9월까지 사업 추진체계를 구축한 뒤 11월부터 1차년도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김연수 원장은 "이번 기부를 한국 소아암 희귀질환 환아들을 치료하는 전무후무한 '의료 플랫폼'으로 구축해 기부자의 큰 뜻을 기릴 것"이라고 말했다.

성인회 사장은 "기업도 사회도, 경제도 그리고 경영도, 모두 사람에서 시작하고, 모든 일의 중심에 사람이 있다는 '인본주의'가 고 이건희 회장이 품었던 경영철학의 근본이었다"며 "생사의 위기에 있는 어린이 환자들을 한 명, 두 명 살려낼 수만 있다면 일백억원, 일천억원의 돈이 아깝지 않다는 것이 이 회장의 철학이었으며 지금 유가족들이 갖고 있는 생각"이라고 이번 사업의 성공을 기원했다.

앞서 이 회장의 유족들은 지난달 28일 비싼 비용 때문에 소아암·희귀질환을 치료받지 못하는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30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 기부금은 10년 간 환아 약 1만7000여명의 치료 등에 쓰이고, 임상연구와 치료제 개발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9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한편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도 이날 서울 을지로에 있는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회장 유족들이 중앙감염병 병원 건립 등의 목적으로 7000억원을 기부한 데 대해 "기부자의 선의에 더할 수 없이 감사한 마음"이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정 원장은 "기부자의 가치를 온전히 지켜 정부와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감염병 대응 국가역량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