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전기차 생산원가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 하락속도가 빨라지며, 내연기관차보다 싼 전기차 등장이 다가오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주력 제품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주도로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데,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도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골몰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부 전기차 배터리의 가격은 1kWh당 100달러 미만으로 떨어졌다. '1kWh당 100달러'는 전기차의 가격을 내연기관차 수준으로 끌어내릴 수 있는 가격을 뜻한다.
1kWh당 100달러 이하로 가격을 형성한 배터리는 중국 업체들이 주로 제조하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다. CATL과 같이 규모의 경제를 구축한 배터리 업체의 배터리 가격은 1kWh당 80달러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NCM(니켈·코발트·망간) 혹은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 삼원계 리튬이온배터리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들은 LFP 배터리와 경쟁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삼원계 배터리는 LFP에 비해 배터리 수명·에너지 밀도 등 대부분의 면에서 우수하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다. 때문에 일부 자동차 제조사들은 저가 모델에 LFP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기도 하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LFP 배터리의 채택 확대로 전기차 가격이 하락한다는 점은 긍정적이겠지만, 자칫 배터리 품질의 하향평준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LFP 배터리 만큼의 가격 경쟁력을 가져가면서도 삼원계 배터리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이 국내 배터리 업계의 목표"라고 말했다.
미국 오하이오주 로드타운에 설립 중인 LG화학과 GM의 합작법인 얼티엄 셀즈의 배터리 셀 제조공장 렌더링 이미지. <GM 미국 홈페이지>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주로 양극재·음극재 등을 더 적게 쓰면서도 고성능을 낼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의 연구개발이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 우리나라 업체들 중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1kWh당 100달러 이하 배터리를 가장 먼저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합작법인을 통해 1kWh당 100달러 이하의 배터리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는 내년 전기차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미국 오하이오주에 공장을 짓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확대와 배터리 업계의 기술 발전에 배터리 가격 하락세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의 가격은 1kWh당 평균 137달러로 집계됐다. 2010년대 초반에만 해도 배터리 가격이 1kWh당 1000달러가 넘었는데, 10년새 가격이 90%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가파른 하락 추세에 배터리 가격 목표를 1kWh당 100달러보다 더 낮게 잡는 전기차 업체들도 등장하고 있다.
관계자는 "배터리 가격때문에 전기차가 비싸다는 지적이 있는데, 추세를 보면 전기차 배터리 하락 곡선이 가파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최근들어 전기차 주행거리에 대한 이슈가 빈번하게 나오지 않듯 가격과 관련된 이야기도 시장과 합의할 수 있는 선을 찾아나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