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수출 511.9억달러 역대최고
실질 GDP 3분기 연속 '플러스'
노동시장 변화·국가재정 위축
새로운 문제 대두 가능성 우려

정부가 지난 3월 발생한 수에즈 운하 통항 중단 사태가 수출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유럽 항로에 HMM의 4600TEU급 컨테이너선 '굿윌'(GOODWILL)호를 추가로 투입해 수출 차질을 방지할 방침이다.             <해양수산부 제공>
정부가 지난 3월 발생한 수에즈 운하 통항 중단 사태가 수출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유럽 항로에 HMM의 4600TEU급 컨테이너선 '굿윌'(GOODWILL)호를 추가로 투입해 수출 차질을 방지할 방침이다. <해양수산부 제공>
국내 생산·소비·수출 등 주요 경제지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며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다만 회복 과정에서 이뤄진 정부의 대규모 재정지출과 급격한 고용 축소는 여전히 난제로 남아 있다.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도 물류·반도체 공급난으로 차질 우려가 커졌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는 수출을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4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1% 증가한 511억9000만달러로 역대 4월 실적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별 증가율로만 보면 2011년 1월 이후 10년 만에 최대폭이다. 올 들어 1~4월 누적 수출액(1977억달러)도 역시 사상 최고치다.

4월 수출이 급증한 것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하면서 전년 동월 수출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25.6%)으로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 탓이 가장 컸다. 작년에 크게 줄었기 때문에 올해 증가율이 늘어난 일종의 '착시'라는 얘기다. 여기에 세계 수출시장과 우리나라 주력 품목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기저효과 이상의 실적을 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우리나라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6%로, 3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했다. 통계청의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3월 전(全)산업 생산은 한 달 전보다 0.8% 증가했다. 산업 생산은 올해 1월(-0.5%) 감소했다가 2월(2.1%) 반등한 뒤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은 전월 대비 2.3% 늘었다. 2020년 8월(3.0%)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이다.

이 같은 경기 회복세는 코로나19 종식 이후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노동시장의 변화와 국가재정 위축 등 새로운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비대면 경제 전환을 위한 노동 자동화가 '고용 없는 성장'을 낳을 수 있고, 국가채무가 증가해 중장기 성장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20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가채무는 전년보다 120조2000억원 늘어난 846조9000억원으로,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2019년 37.7%에서 지난해 44.0%로 급증했다.

최근 대통령 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가 연 '문재인 정부 4년 고용·임금동향과 과제' 토론회에서 황선웅 부경대 교수는 "코로나19로 자동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코로나19 위기 이후 고용 없는 회복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며 "한국은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인구 고령화와 산업용 로봇 확산이 진행되고 있어 그로 인한 고용과 임금 둔화 및 일자리 양극화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보고서에서 "경제위기에서의 확장재정은 합리적인 대응"이라면서도 "경기 회복기에 재정기조의 정상화가 지체된다면 대규모 재정적자가 지속되고 국가채무 누증이 심화됨에 따라 향후 긴급한 재정 수요가 발생했을 때 대응여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위축 시기에 많은 재정적자를 감수한 만큼, 향후 경기 회복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시기에는 이를 정상화해서 경기 안정화와 재정의 지속가능성 간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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