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화이자 백신 신규 1차 접종 예약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면서 백신 접종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그간 정부는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백신 물량을 투입해왔지만, 화이자 백신으로 1차 예방접종을 맞은 75세 이상 고령자들의 2차 접종 시기가 다가오면서 물량 조절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5월 1~2주에는 화이자 1차 신규 접종이 어려워졌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600명대를 나흘째 기록하고 있고 모임과 이동이 많아지는 '가정의 달' 5월인 만큼 방역에 고삐를 좨야 하는 시점에서 아쉬운 결정이다.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606명으로 집계됐다. 현행 거리두기 기준에 따르면 최근 한 주간 국내 발생 환자 수는 이미 2.5단계 기준을 충족한 상태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는 전국적 유행이 본격화하는 단계로, 방역당국은 전국 주 평균 확진자 400~500명 이상 등을 해당 단계 격상 기준으로 삼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주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499명→512명→769명→679명→661명→627명→606명이다. 지난 한 주간 하루 평균 약 621.8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꼴이다. 특히 전국 곳곳에서 감염이 발생하며 사실상 '4차 유행'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 중 해외와 서울, 인천, 경기를 제외한 비수도권 지역에서 발생한 인원은 251명(41.4%)에 달했다. 전일(206명)에 비해 45명 늘어난 수치다.

이런 가운데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자들의 2차 접종 시기가 도래하면서 접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새로 문을 여는 예방접종센터에 배정된 물량과 예약 건을 제외하고 화이자 백신의 1차 접종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면서다. 화이자 백신은 75세 이상 고령자와 노인시설 이용·입소자 등에게 접종하고 있다.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지난 30일 "2차 접종 집중이 필요한 상황에서 주 단위로는 접종센터들의 역량에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에 예약된 1차 접종과 5월 중 신규 개소되는 예방접종센터의 1차 접종을 제외한 신규 1차 접종 예약은 당분간 자제하도록 지자체에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5월 중하순에는 다시 1차 접종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했다. 5월 1~2주에는 화이자 백신의 신규 1차 접종이 대부분 중단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정부는 지난 2월 26일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시작한 이후 1차 접종자 수를 늘리는 데 중점을 두고 백신 물량을 투입해왔다. 특히 거듭 강조해 온 '11월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지난 4월부터는 백신 접종에 속도를 냈다. 접종 시작 38일만인 접종자 100만명(4월5일)에 도달했고, 200만명(4월22일), 300만명(4월29일)으로 늘어나는 속도가 계속 단축됐다. 그 결과 2일 0시 기준 1차 접종자는 누적 339만5104명이다. 이 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182만9239명(53.8%), 화이자 백신을 맞은 사람은 156만5865명(46.1%)이다. 국내 인구(5200만여명) 대비 접종률은 6.6%다.

이에 방역당국이 1·2차 백신 접종 물량을 적절히 배분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황호평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시행1팀장은 "백신 물량이 1차, 2차로 구분되어 있지는 않다"면서 "도입된 물량을 비축해서 보관하기보다는 가급적이면 빠르고 신속하게 접종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진단은 방역당국은 향후 백신 물량과 공급 일정은 확보된 상태라는 설명을 내놨다. 접종 간격이 3주인 화이자 백신은 항공 사정상 변동이 없다면 매주 수요일마다 공급된다. 다만 구체적인 공급 일정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화이자 백신의 5월 공급 계획에는 변동이 없으며, 상세한 공급량은 배송이 확정된 상태에서 말씀드릴 수 있어서 그 이상의 상세한 내용은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 "백신의 세부 공급 주기와 공급 일정들에 대해서는 계약 관계상 미리 말씀을 못 드리도록 계약이 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선희기자 vie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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