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울 후, 얼굴 안, 없을 무, 부끄러울 치, 후안무치. 낯이 두꺼워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의미. 사리에 맞지 않는 행동이나 말을 하면서 부끄러움을 모르고 오히려 뻔뻔한 모습을 보일 때 후안무치하다고 한다.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란 내로남불과 비슷한 말이다. 자기 잘못을 모르고 적반하장 주장을 하는 사람한테도 쓴다. '얼굴에 철판을 깔았다'라는 속된 표현도 같은 뜻이다.
고사에서 유래했다. 기원전 2000년 경 중국 하나라 계(啓)왕에겐 여럿 아들이 있었다. 그 중 맏이 태강은 정치를 돌보지 않고 사냥만 즐겼다. 하루는 사냥을 나갔다가 인접국 유궁국의 왕 후예에게 귀로가 끊기고 결국 쫓겨나 비참하게 죽었다. 다섯 형제들은 나라를 망친 형을 원망하며 번갈아가면서 노래를 불렀는데, 그 중 막내가 불렀다고 하는 노래에 '후안(厚顔)'이란 말이 시경(詩經)에 전한다. 교언여황 안지후이(巧言如簧 顔之厚矣), 피리소리처럼 교묘한 말을 하나 낯이 두껍고 부끄러워진다는 뜻이다.
이 후안이 논어(論語) 위정편(爲政篇)에 나오는 무치(無恥)와 만나 후안무치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논어에서 공자는 '정치로써 다스리고 형벌로써 다스리면, 백성은 처벌에서 벗어나도 부끄러워 함이 없다. 덕으로써 다스리고 예로써 다스리면, 부끄러운 줄을 알고 잘못을 바로잡는다'(道之以政 齊之以刑 民免而 無恥, 道之以德 齊之以禮 有恥且格)라고 했다. 여기서 면이무치(免而無恥)가 유래했다. 법을 어기고도 부끄러움을 모르고 반성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하나라 태강이 만약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었다면 방탕한 생활을 하지 않았을 것이고 쇠국의 길을 가지 않았을 것이다. 부끄러움을 모르면 예부터 사람으로 여기지 않았다. 사람이 금수(禽獸)와 다른 것은 부끄러움을 알고 반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7년 5월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후 국민들은 집권세력의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후안무치를 목도해왔다. 이스타항공 창업주로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탈당해 무소속이 된 이상직 의원이 회사자금 횡령 등으로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표결되려 하자 "이 치욕과 수모를 동료 여러분 또한 당할 수 있다"고 했다고 한다. 수백억 횡령에 수백 명의 직원을 길거리로 나앉게 한 사람의 후안무치다. 조국, 추미애, 윤미향 등등 이 정권의 후안무치가 어디 이것뿐이었나.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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