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74)이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이번 시상식에서 미국 독립 영화 '미나리'의 순자 역으로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배우 윤여정은 상대방을 무장해제 시키는 발언을 합니다. 남들과는 다른 할머니예요."
외신기자들이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에 대해 이같은 평가를 내렸다. 윤여정은 시상식마다 재치 있는 입담으로 전세계인들의 마음을 뒤흔들어 주목을 받았다.
국내외 다양한 이슈를 살펴보는 아리랑TV의 뉴스 토론 프로그램 '포린 코레스폰던츠'(Foreign Correspondents)는 29일 방송에서 배우 윤여정의 아카데미 수상 이슈를 다뤘다. 앞서 녹화에는 프랭크 스미스 독일 도이치벨레 기자, 안드레스 산체스 브라운 스페인 EFE 기자, 조시 스미스 영국 로이터 정치부 기자가 참여해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 의미와 함께 한국 콘텐츠가 가진 매력과 세계적 위상을 이야기했다.
먼저 안드레스 산체스 브라운 기자는 윤여정의 독특한 수상 소감에 대해 "항상 재밌게 말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프랭크 스미스 기자는 "윤여정은 상대방을 무장해제 시키는 발언을 한다. 남들과는 다른 할머니"라고 평가했다. 조시 스미스 기자도 윤여정의 수상 소감이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진실한 모습이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윤여정은 아카데미 트로피를 수여받으면서 '미나리'의 제작자 브래드 피트를 향해 "이제야 만난다. 우리 촬영하는 동안 어디 있었느냐"라고 말한 것부터 여우조연상을 놓고 경쟁한 배우들을 향해 "우리 모두 승자"라고 말한 것까지 명품 수상소감으로 웃음과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윤여정은 또 28일 미국 NBC 방송 아시아 아메리카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어떤 프로젝트가 오면 한국에 있는 분들은 제가 할리우드를 존경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저는 할리우드를 존경하지 않는다"고 밝혀 새로운 어록을 추가하기도 했다.
브라운 기자는 이날 방송에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달라진 분위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백인 중심 오스카를 비판하는 분위기가 비백인, 여성 회원을 늘리는 환경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고, 로이터의 스미스 기자도 "다양한 인종과 성별의 배우들에게 비전통적인 역할을 주는 것"을 앞으로 영화 산업이 뛰어넘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화상으로 참여한 영국 버밍엄 대학의 롭 스톤 영화학 교수는 "최근 여러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한국 영화에 대한 대중적인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한국 영화는 할리우드를 따라 하는 것에 관심이 없다"며 "주류 장르에서도 무궁무진한 창의성을 보여 학계에서도 큰 관심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신 기자들은 또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올해 한국 콘텐츠 투자를 대폭 확대한다는 소식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탄력을 받았다"고 평가하며 "봉준호 감독의 거의 모든 영화가 스페인, 영국, 프랑스 극장에서 개봉하는 등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김광태기자 ktkim@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