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투자가 과열양상을 띄면서 정치권에서 가상화폐 제도화 논의가 일어나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상화폐 취급업 인가제를 도입해 안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쪽으로 이미 작년 6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같은 당 이용우 의원도 가상화폐거래소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법안을 준비 중이다. 정치권의 움직임과 달리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 등 당국은 가상화폐의 자산으로서 가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제도화에 신중한 입장이다. 김부겸 총리 후보자도 27일 "(가상화폐를) 제도권으로 가져온다는 게 쉽지가 않다"고 밝혔다.

비교적 잠잠하던 가상화폐 투자 광풍은 비트코인이 지난해 말 3년 만에 다시 2000만원을 돌파하고 올 들어 8000만원을 찍으면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했다. 올 들어 국내 가상화폐 하루 거래금액이 코스피 하루 거래금액의 2배인 30조원에 달하자 가상화폐거래소 가입자도 급증해 900만명(중복가입 포함)을 넘었다. 투자가 과열되면서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다. 경찰이 최근 국내 2위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를 상장 관련 사기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이 터졌다. 이는 투명성과 안정성을 생명으로 하는 거래소가 가상화폐 상장기준, 시세형성, 투자자 보호조치 등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 이밖에 자금세탁, 불법다단계, 투자사기, 유사수신까지 겹치면서 가상화폐 시장은 혼돈 양상이다.

가상화폐 혼돈은 법적으로 인정되는 자산이 아니면서 현실에서는 엄연히 자산으로서 거래되고 있고 제도 미비로 투자자 보호 조치를 정부가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취업난과 부동산 폭등으로 좌절한 2030세대가 가상화폐 시장으로 몰려들면서 정부와 정치권이 이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도 한몫 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가상화폐거래소 폐쇄' 발언으로 투자자들의 불만이 폭발하자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가상화폐가 새로운 투자수단'이라며 무마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여기에 가상화폐 투자수익금에 대한 과세 추진이 알려지면서 2030세대의 불만은 증폭됐다. 가상화폐 혼란은 수년 전부터 예상됐던 문제였다. 이제와서 정치권과 정부가 요란을 떨면서 시장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차제에 가상화폐에 대한 규정과 제도화 여부를 결론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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