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청와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경제단체의 사면 건의에 선을 그었다. "현재까지 사면을 검토한 바 없으며, 현재로서는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이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경제 5단체가 건의한 이 부회장 사면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5개 단체 명의로 청와대에 이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제출했다. 경제단체가 기업인 사면을 공식 건의한 것은 6년여 만의 일이었다. 이들 단체는 건의서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우리 반도체 산업을 지키고 국가와 국민에게 헌신할 수 있도록 화합과 포용의 결단을 내려주시길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했다.

각계각층에서도 사면 호소는 쏟아지고 있다. 재계는 물론 정치권, 종교계, 시민단체에다 대한노인회까지 나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사면 건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같은 각계각층의 사면 요청을 결국 외면했다. 이날 청와대가 사면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이 부회장의 당장 석방 가능성은 낮아졌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뇌물, 알선수재 등 5대 중대범죄 사범에 대해서는 사면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이 부회장의 가석방 내지 사면 문제 등에 대해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엄정한 법 집행에 재벌 총수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 문 대통령은 경제단체들이 왜 이 부회장의 사면을 건의했는지 직시해야 한다. 바로 절박함 때문이다. 자칫하다간 그동안 힘들게 쌓아 올린 반도체 1위 자리를 빼앗길 판이다. 백신 기근을 해소하는데 있어서도 이 부회장의 역할이 기대된다. 따라서 지금은 이재용 부회장이 필요한 때다. 당장 지지층의 반발로 정치적 타격을 받는다 하더라도 사면이 대한민국에 큰 힘이 된다면 주저할 필요가 없다. 만약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가 정치적으로 그렇게 부담스럽다면 법적 요건을 채운 가석방 카드라도 강구해야 한다. 그래서 가능하면 다음달 대통령 방미에 동행해야 한다. 국익을 위해 그가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 것이다. 적폐는 과거의 일이다. 과거와 국익이 충돌한다면 국익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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