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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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올 1분기 일제히 실적 개선을 이뤄낸 원동력으로 '저원가성예금'이 꼽힌다. 주식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데다가 가상화폐 등 대체 투자 수단도 변동성을 거듭하면서 언제든 돈을 넣고 뺄 수 있는 돈이 은행에 쌓인 까닭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까지 실적을 발표한 5개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많게는 18%, 적어도 3%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이익이 급감했던 걸 고려하면 괄목할 수준이다.

은행 수익성 개선을 주도한 건 저원가성예금이다. 저원가성예금이란 은행 입장에서는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자)이 거의 들지 않아 손쉽게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이다. 예금과 대출 이자 마진을 통한 수익 확보가 본업인 은행은 '핵심예금'으로 이를 관리한다. 연이율 0.1% 수준의 수시입출금 통장이 대표적이다.

지난 1분기 KB국민은행의 핵심예금은 162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4.7% 증가했다. 신한은행도 핵심예금이 9.7% 늘어난 139조원을 넘어섰는데, 원가가 가장 낮은 요구불예금이 31%이상 증가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29%, 23%씩 늘었다

이와 달리 6개월에서 많게는 수년씩 예치하고 비용(이자)을 지급해야 하는 저축성예금은 감소했다. 국민은행의 정기예금을 포함한 저축성예금은 작년 1분기대비 11.2% 감소했고, 신한은행도 4% 줄었다. 하나은행도 정기예금이 4.7% 감소했다. 우리은행만 소폭(1.6%)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 순이자마진(NIM)도 개선세로 돌아섰다. NIM은 쉽게 말해 운용 자산에서 조달비용을 뺀 나머지 수익을 말한다. NIM이 높다는 건 고객 자금을 낮은 금리에 유치해 수익성이 좋았다는 의미다.

금융권은 이러한 흐름이 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지난주 실적발표 뒤 KB금융 이환주 부사장(CFO)는 실적 개선 요인을 "예금 증대 노력으로 핵심예금이 전년대비 6조원 증가하면서 조달비용을 낮춘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노용훈 신한지주 부사장(CFO)은 "2분기까지는 NIM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달리보면 은행의 장기 수익원으로 삼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저원가성예금은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크기에 장기적으로 안정성이 낮다는 이유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주식시장 호황을 거듭할 때 수십조원의 은행 예금이 주식시장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저원가성 예금을 얼마냐 확보하느냐에 따라 수익 규모가 달라질만큼 실적에 주는 영향이 크다"면서도 "은행 자체적인 노력만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맹점도 있다"고 말했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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