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비대면 이사회 개최 통매각·분리매각·업무폐지 논의할 듯 노조, 출구전략 참여·금융위원장 면담 요구 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 철수 계획 발표 뒤 처음으로 이사회를 열고 출구전략을 논의한다. 다만 미국 씨티그룹이 구체적인 소비자금융 철수 방침을 정하지 않은 상황이라 일각에서 제기되는 통매각 또는 부분매각 등 직접적인 향후 방향이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이날 오후 화상회의 방식으로 씨티그룹 본사의 '13개국 소비자금융 철수' 방침 발표 이후 첫 이사회를 연다. 국내 소매금융 출구 전략에 대한 방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5일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싱가포르와 홍콩 등 4개국에서만 소비자 금융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씨티은행 이사회는 총 6인으로 구성돼 있다. 유명순 행장이 의장을, 비샬 칸델왈 씨티그룹 아태지역 프랜차이즈 회계담당임원이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이미현·정민주·지동현·민성기 등 4명의 사외이사도 포함됐다.
씨티그룹의 발표 직후 처음으로 열리는 이사회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지만, 본사 차원의 구체적인 방침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는 도출되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한국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철수 전략으로 ▲통매각 ▲분리매각 ▲업무폐지 등의 선택지가 있다고 본다.
가장 유력한 건 자산관리와 신용카드 등 소매금융 사업 각 부문을 별도로 분리해서 매각하는 방식이다. 사업군별로 인수자의 상황에 맞출 수 있어 유연한 전략을 가져갈 수 있다.
소매금융 부문을 통째로 매각하는 방식도 있다. 2014년 일본씨티은행의 사례다. 당시 씨티그룹은 일본 내 9개 은행에 개인금융 분야의 양도를 추진했고,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이 나서 인수했다.
2012년 국내 소매금융 사업을 접은 HSBC은행의 사례도 있다. 당시 산업은행에 매각을 추진했지만 직원 고용 승계 등에서 접점을 찾지 못해 2013년 청산 절차를 진행했다. 매각이 어려울 경우 불가피한 방식이다.
한편 이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씨티은행지부는 본점 앞에서 규탄 시위를 열고 '전 직원 고용승계 및 근로조건 유지, 분리매각 및 자산매각(철수) 결사반대'라는 노동조합의 입장을 밝혔다.
진창근 한국씨티은행 노조위원장은 "2005년 한미은행과의 통합이후 배당금과 용역비 명목으로 4조원이 넘는 막대한 국부를 빼돌리고, 이제는 투자비용이 아까워서 처분해 버리겠다는 전형적인 악질 외국자본에 횡포"라고 지적했다.
앞서 23일 노조는 금융위에 ▲한국씨티은행 관련 인허가 업무 중단 ▲출구전략 과정에서의 노동조합 참여 보장 ▲전 직원 고용승계 및 근로조건 유지 ▲노동조합과 금융위원장 면담 등의 요구서를 전달했다.
작년말 기준 한국씨티은행의 고객 대출 자산은 24조7000억원, 예수금은 27조3000억원이다. 같은기간 전체 임직원 수는 3500명, 이 가운데 소매금융 부문 임직원은 939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