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열흘간 전국 당원 의견 수렴을 마치고도 야권 통합 일정에 관한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못했다. 합당 찬성의견이 우세하긴 했으나 흡수합병 방식 등에는 반감을 보이고 있어 조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과 합당 여부에 관한 당원 간담회 결과를 서로 공유하고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확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안 대표는 지난 25일 서울시당 당원 간담회를 끝으로 지난 16일부터 시작한 전국 시·도당 당원들의 뜻을 묻는 일정을 마무리했으나 당론 확정까지 갈 길이 멀었다.

안 대변인은 합당 관련 당원들의 의견에 관해 "각 시도당의 차이는 있지만 찬성이 3분의 2, 반대가 3분의 1 정도였다"며 "찬성 의견도 (국민의힘과의) '흡수 합병'은 일고의 가치가 없으며, 우리가 추구했던 중도나 실용이 반영돼야 하고, 혁신과 공정·개혁이 전제된 합당이어야 된다는 조건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를 열고 논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합당 시기는 물론 의결 절차에 전(全)당원 투표를 도입할지 여부 등이 의제로 떠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안 대변인은 "내일(27일) 오전까지 (회의가)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 내일 정도에는 어느 정도의 윤곽을 말씀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적어도 이번 주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양당 논의를 전개할 예정"이라며 논의를 지속할 의지를 보였다.

국민의당 당론은 안 대표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후보 단일화 국면에서 '합당 추진'을 공언했던 만큼 합당 쪽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다만 당원 의견이 찬성과 반대가 2대 1 정도로 나뉘고 찬성 측도 '흡수 통합은 없다'는 조건부 합당이 많은 만큼, 내부에서 '당대 당 통합' 경계론이 나오는 국민의힘과 입장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안 대변인도 합당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는 데 대해 "이번만큼은 과거 전철을 밟지 말자는 것"이라며 "과거 합당이란 이름으로 속전속결로 진행하다 오히려 합당 아닌 분당이 된 사례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과거 국민의당이 유승민 전 의원이 주도하던 바른정당과 바른미래당으로 신설합당했으나 1년 11개월 만에 갈라선 사례를 반면교사로 든 것이다.

국민의당이 전당원 투표를 통해 합당을 의결하더라도 합당 조건 등을 놓고 양당 실무 합의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속도전' 양상이 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지난 16일 의원총회에서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합당 의결' 시도에 한 차례 제동을 건 바 있고, 이달 30일 원내대표 경선으로 임시지도부부터 교체하게 된다. 이후는 5월말~6월초로 예상되는 전당대회 일정 준비에 당력이 집중되는 수순으로, 합당 논의의 '공'도 국민의당에 넘긴 상태다. 한편 정치권에선 국민의당이 합당 논의의 불씨를 살려뒀다가 내년 대선 국면 안 대표의 '야권 흥행 역할론'을 부각하면서 통합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기호기자 hkh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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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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