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4월 해외송금액 급증...가상화폐 관련 추정 해외송금 거래 거절·제한 대응...법적 근거 부재 국내와 해외 간 가상화폐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한 해외송금이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되면서 시중은행들이 거래 문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송금 자체를 막을 마땅한 규정이나 근거가 없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에는 가상화폐 관련 거래로 의심되는 해외송금액이 늘고 있다. 최근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에서 외국인 거주자나 국내 비거주자 등이 4월초부터 13일까지 중국으로 송금한 금액은 9759만7000달러(약 109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월평균 송금액의 10배, 3월 송금액의 7배가량이다.
해외에서 산 비트코인을 국내 거래소에서 팔아서 얻은 차익을 중국에 송금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국내 가상화폐 가격이 해외보다 높게 형성된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을 노렸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을 막론하고 해외송금이 늘어나고 있는데 가상화폐 관련액이 상당부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가상화폐 관련 사례로 의심되는 해외송금 거래를 제한하면서 대응하고 있다. 송금 자체를 막을 법적 근거가 명확지 않아 우선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의 자금세탁 방지 규제 등을 동원하고 있다. 특금법상 '고객 확인을 할 수 없는 경우' 거래를 끝낼 수 있다고 규정한다.
달리 말해 범죄나 자금세탁과의 연관이 의심되는 거래를 막을 수는 있지만, 가상화폐 거래를 위한 해외송금을 차단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외국환거래법(외환법)을 통해 가상화폐 거래를 위한 해외송금을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외환법에 규정된 자본거래 유형(예금·신탁·파생상품거래 등)에 가상화폐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해외송금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관련 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송금 자체는 위법은 아니지만, 사유 미증빙이나 대리송금은 위반소지가 있다고 설명한다.
종합하면 특금법이나 외환법상 가상화폐 거래를 위한 해외송금은 문제가 없지만, 자금세탁 등에 사용될 수 있다는 근거로 은행권이 거래를 차단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모든 가상화폐 거래가 잘못된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고 보기 힘든 만큼 명확한 법적 근거나 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