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관련 대국민 담화 확보물량 인구 1억명분 재차 11월 집단면역 달성 가능 제시 구체적 공급법엔 원론적 답변
청와대와 정부가 26일 동시 코로나 19 백신 불안감 달래기에 나선 것은 현재 정부의 백신 정책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역설적으로 백신 문제에 있어 정부가 그동안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온 때문"이라며 "말이 아니라 실질적 성과만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백신 접종 일정에 한치의 차질도 없어야 한다는 게 이들 전문가의 한결같은 우려였다.
홍남기 총리대행은 이날 백신 확보 물량이 인구의 2배에 달하는 약 1억명분이라는 것을 재차 강조하며 '11월 집단면역' 달성은 물론 이 목표를 조기 달성할 가능성을 제시하는 등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물량 확보가 '안전판'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백신을 손에 쥐기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확보한 물량이 적기에 공급되지 못하면 집단면역 조기 달성 기대는 현실화하지 못할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백신 확보 경쟁이 심화하고 있고, 특히 부작용 이슈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화이자 백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더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대국민 담화에서 홍 총리대행은 물량 확보 현황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데 반해, 해당 물량을 적기에 또는 조기에 공급받기 위한 전략에 대한 언급은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다.
그는 "전 국민의 2배에 달하는 약 1억 명분의 백신 물량을 확보했고 또한 접종 인프라도 대폭 확충해 접종 속도를 빠르게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며 "이제 백신 수급 및 접종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국민 안전과 일상 회복을 위해 어떻게 하면 최대한 빨리 백신접종과 집단면역을 달성할 것인가에 대해 우리 모두가 힘을 모으는 데 국민의 에너지를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11월 집단면역 달성을 위하여, 아니 그보다 앞당겨 집단면역을 이뤄나가기 위해서는 정부만의 노력만으로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면서 "백신의 확보와 백신접종 백신 안전, 효과 등에 대한 정부의 설명과 계획과 안내 등을 믿고 적극적으로 동참, 협조해 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국민에 당부했다.
하지만 홍 총리대행은 당장 3분기 백신 도입 일정에 대한 구체화 계획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
홍 총리대행은 "3분기 중 도입 예정 백신이 약 8800만 회분, 이를 토대로 9월 말까지는 전 국민의 70%인 3600만 명에 대해 1차 접종을 완료하겠다"면서 "특히 여름방학 종료 전까지 학교 교원 및 종사자에 대해서도 백신접종을 완료하겠다"고 했다. 이어 "4/4분기에는 총 9000만 회분의 백신이 도입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3분기에는 해당 분기 접종목표인 2400만 명을 훨씬 상회하는 물량이 들어오게 된다. 또한, 4분기에 9000만 회분이 들어오면 18세 미만의 연령대에 대한 접종, 백신 효과를 높이기 위한 3차 접종(부스터샷), 내년 접종 등을 위한 비축분 까지 국내에 둘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일반 국민 백신이 광범위하게 진행되는 3분기에 백신이 적기에 들어오지 못하면 9월 말까지는 전 국민 70%(3600만 명) 1차 접종 완료, 11월 전 국민 70% 2차 접종 완료를 통한 집단면역이라는 정부의 대국민 약속 이행은 어려워질 수 있다.
우려되는 것은 현재 제약사들이 백신 공급 계획을 트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수급 불안 요인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당초 2분기에 우리나라에 백신을 주기로 했던 모더나는 2분기 백신 공급이 어렵다는 입장으로 돌아선 바 있다. 현재 정부는 상반기에 일부 물량만이라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모더나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정부가 2000만명분을 추가 확보한 화이자 백신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흐름 또한 향후 백신 도입에 변수가 될 수 있다.
현재 바이러스 벡터 기반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얀센 백신에 대한 희귀 혈전증 부작용 논란으로 인해, mRNA 기반의 화이자·모더나 백신 수요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등이 이미 화이자와 내년 이후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영국은 화이자 백신 수천만회분 추가구매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은 내년에 쓸 화이자 백신 수백만 회분을 추가 계약했다.
한편, 이날 정부는 백신 수급 상황에 대해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주장에는 사과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기일 범정부 백신 도입 태스크포스(TF) 실무지원단장은 단장은 "당초 1월에 보고드린 대로 1809만회 분 (도입), 그리고 1200만명 대상 접종 부분은 지금 차근차근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사과드릴 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긋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