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종류의 가상화폐. <EPA=연합뉴스>
여러 종류의 가상화폐. <EPA=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건축 자재부터 주식, 비트코인까지 모든 자산 가격이 한꺼번에 치솟는 현상에 대해 '거품 공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목재 가격은 최근 역대 최고로 치솟았다. 미국의 주택 매매 건수 역시 부동산 거품 붕괴 직전인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증시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빠르게 회복하면서 미국, 프랑스, 호주 등 각국의 대표 주가지수는 올해 사상 최고치 기록을 새로 썼다.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각각 23번, 21번 신고점을 갈아치웠다.

가상화폐 대장 격인 비트코인은 최근 급락 직전 사상 첫 6만 달러 고지를 돌파했고, 심지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장난삼아 만든 도지코인까지 폭등해 세계 각국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WSJ 전문가들은 "이처럼 다양한 자산시장이 동시에 들썩이는 것은 100년 전 '광란의 20년대'(Roaring '20's)와 비슷하고, 기술주 고평가 현상은 20여년 전 '닷컴버블'과 비교된다"고 지적했다. 다수 투자자는 과거 버블기의 '데자뷔'에 대규모 조정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증시 과열 상태는 지표를 통해서 확인된다. S&P 500의 실러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APE)은 최근 20년 새 가장 높은 37.6으로 역대 최고였던 1999년 12월 44.2에 근접했다. S&P 500의 주가수익비율(PER)도 현재 26배에 달한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테슬라의 PER은 무려 1130배나 되고, 엔비디아는 86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2000년 닷컴 버블 붕괴를 예측한 유명 투자자 제러미 그랜섬은 "이번 상황은 우리가 과거 겪었던 다른 어떠한 버블과도 다르다"며 "과거의 버블은 경제 여건이 완벽에 가까워 보일 때 일어났지만 이번에는 경제가 어려운 상태에서 시장이 어마어마하게 치솟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탄탄한 경제 성장이 견인한 과거 호황기 때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금리를 올려 거품을 터뜨리는 역할을 자임했다. 반면 현재 연준은 아예 '저금리가 자산 거품을 키운다'는 개념 자체를 부인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 연준은 '제로금리'를 2023년까지 유지할 방침이다. 또 정부와 의회는 수조 달러의 천문학적 재정 부양으로 시장에 돈을 풀어 경기회복을 우선시한다. 상당수 투자자는 금리가 낮게 유지되는 한 자산 가격이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믿고 있다.

지난 3월 미국의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 980억 달러가 유입돼 월별 기록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는 사실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최근 뉴욕증시에서 주요 성장주의 상승세가 꺾이고 연일 급등하던 비트코인이 20% 이상 빠진 사실을 주목하면서다.

이달 초 모 여론조사에선 미국 투자자의 70%는 시장이 완전히 또는 다소 거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기자회견 지켜보는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 [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기자회견 지켜보는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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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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