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국내외 주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기관 간의 등급 격차가 총 7단계 중 최대 5단계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코리아 디스카운트' 가능성도 의심되는 만큼, 경제단체가 국내 기업의 ESG 활동을 글로벌 평가기관 등에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6일 '국내외 ESG 평가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매출액 100대 기업의 국내외 ESG 평가기관의 등급을 확인한 결과 평균 등급격차가 1.4단계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MSCI(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 레피니티브(구 톰슨로이터), 기업지배구조원(KCGS) 등 세 곳 모두 등급을 매긴 55개 기업을 대상으로 비교·조사했다.
글로벌기업에 대한 평가결과도 차이가 컸다. 블랙록(세계 1위 자산운용사)의 ESG ETF(상장지수펀드)를 구성하는 217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MSCI·레피니티브의 평균 등급차는 1.0단계였다. 3단계 이상 차를 보이는 기업은 17개, 2단계 차는 28사였다.
특히 현대제철의 경우 레피니티브는 AA 등급을 매긴 반면 MSCI는 CCC 등급을 부여해 무려 5단계나 차이가 났다. 보고서는 기관마다 평가 결과가 다른 이유로 상의한 평가항목·기준 등을 꼽았다.
예를 들어 '환경(E)' 평가만 봐도 체계 자체가 다르다. MSCI의 평가 카테고리는 '기후변화, 천연자원, 오염·폐기물, 환경적 기회'였고,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이와 상이하게 '환경전략, 환경조직, 환경경영, 환경성과, 이해관계자 대응' 등으로 구성했다. 레피니티브는 '자원사용, 배출, 제품혁신'이었다.
전경련은 또 "가점과 감점(부정적 이슈 발생) 방식을 적용하는 틀은 유사하지만 세부적인 점수 산정, 가중치 부여 등에서 차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가 견해를 인용해 "해외 ESG 평가기관의 경우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전경련은 "각 기관이 ESG 평가결과를 제공하거나 활용하는 곳 등에 차이가 있는 만큼, 각 기업이 왜 ESG를 추구하는지, 투자 유치인지, 연기금 대응인지 등 구체적인 방향을 정해 벤치마크지표를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기업들이 ESG를 막연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CSV(기업의 공유가치 창출) 활동과 혼동해서는 곤란하며, 구체적으로 지속가능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경영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한국기업에 대한 피드백이나 커뮤니케이션 없이 공개되는 데이터 등에만 의존해 등급이 산정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며 "전경련같은 제3의 기관이 IR차원에서 기업의 ESG 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글로벌 평가기관 등에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