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JB "인수계획 없다"...OK금융은 "매물출회시 검토" 영업효율성 저하에 지방은행 대출규제 지적 "씨티 브랜드 파워 낮아져 시너지 없어" 한국씨티은행의 소매금융부문이 인수합병(M&A) 매물로 등장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지방금융지주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인수 가능성이 사실상 '제로'라고 입을 모은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씨티그룹의 아시아지역 소비자 프랜차이즈(소매금융) 출구전략 추진에 따라 한국씨티은행이 관련 사업에서 철수한다.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이 "기업금융사업을 중심으로 한국 내 사업을 재편·강화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소매금융부문을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지방금융지주와 2금융권은 인수 가능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지방지주 중 유일하게 원뱅크(대구은행) 체제인 DGB 측은 "수도권 영업은 PRM 중심의 기업금융 확대에 집중하고 있어 소매금융 부문을 인수할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JB금융지주 역시 "이미 투뱅크(전북·광주은행) 체제인 데다가 중장기 사업 전략에 인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2금융권인 OK금융만 "매물로 나오면 검토해볼 수 있다"고 밝힌 정도다.
지방금융사는 인수에 부정적인 이유로 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 부문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들고 있다. 수익성에 비해 인건비 비중이 높고 개선될 여지도 많지 않아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가령 한국씨티은행의 급여명목 지출은 2018년 4431억원에서 지난해 4772억원으로 늘었다. 업계 최고수준의 연봉에 고임금자들이 많아 부채로 인식되는 퇴직금도 많기 때문이다. 복리후생비 등을 포함하는 관리비 역시 같은 기간 2602억원에서 3158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비해 지난해 영업이익은 2509억원에 그쳤다. 2018년 3655억원에서 매년 500억원가량 줄고 있다.
점포와 인력 효율화 작업이 병행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017년 대대적으로 점포 통폐합 작업을 진행했다. 2016년말 영업점(지점·출장소) 수는 133개에 달했지만 이듬해 44곳으로 축소했다. 지난해 기준 43곳의 영업점을 운영 중이다. 점포당 평균 예수금·대출금 규모가 시중은행의 2배 수준에 육박한다.
그럼에도 인력 구조조정으로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한국씨티은행이 가장 최근 희망퇴직을 진행한 건 2014년이다. 당시 4000명이 넘는 직원을 3400명대로 축소했다. 2015년 다시 3500명을 넘어선 이후 지금까지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중은행이 매년 희망퇴직을 진행하며 경영효율성 개선에 나선 것과 반대되는 양상이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씨티은행이 보유한 수도권 영업점이 사업 확장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이미 소매금융 시장의 주도권은 비대면으로 넘어간 지 오래"라며 "점포 수만 적을뿐 인력은 과잉 상태여서 영업효율성이 높지 않다"고 전했다.
지방은행의 '지역 중소기업 의무 대출' 규제도 인수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이유 중 하나다. '금융기관 여신운용규정'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45% 이상, 지방은행은 60% 이상 중소기업 대출을 취급해야 한다. 지난해 대구은행의 기업대출 비중은 64%가량이다. 통상 지방은행의 기업여신 대부분이 중기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규제치에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소매금융 부문을 인수하면 그만큼 기업대출을 더 늘려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다른 지방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 의무 비중을 지켜야 하므로 공격적으로 소매금융을 확대하기도 힘든 게 현실"이라며 "씨티의 브랜드 파워도 크지 않아 인수에 따른 시너지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