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더] 이런 소방관 또 없습니다... 고인 캐비닛속 '눈물의 근무복'

고 정희국 소방위의 사물함에 있던 고 강기봉 소방교의 근무복.[소방청·울산소방본부 제공]
고 정희국 소방위의 사물함에 있던 고 강기봉 소방교의 근무복.[소방청·울산소방본부 제공]


동료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2019년 8월 순직한 울산소방본부 고(故) 정희국 소방위의 유해가 지난 4월 21일 남구 옥동 공원묘원에서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이장됐습니다. 이날 진행된 안장식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유족, 소방공무원, 지인 등 최소 인원만 참석했다고 하는데요.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캐비닛속 모습에 모두가 눈시울을 붉혔다고 하네요.
정 소방위는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다가 재해로 사망했다'는 점이 인정돼 작년 5월 인사혁신처에서 위험직무순직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후 11월 국가보훈처는 정 소방위를 국가유공자로 등록했으며, 국립묘지 안장을 승인했습니다.

"동료 못 지켰다" 자책감에 순직한
울산소방본부 故 정희국 소방위
작년 11월 국가유공자로 등록
올 4월 21일 대전현충원으로 안장

태풍 '차바' 당시 울산 태화시장 일대  [연합뉴스]
태풍 '차바' 당시 울산 태화시장 일대 [연합뉴스]


정 소방위는 2016년 10월 태풍 '차바' 당시 구조 활동에 함께 나선 후배 고 강기봉 소방교가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 숨진 이후 죄책감에 시달리다 2019년 8월 울산 한 저수지 옆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동료이자 가장 아꼈던 동생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극심한 자책감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렸다고 하네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는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기도 했지만, 끝내 2019년 8월 41세의 나이로 스스로 세상을 등지고 말았습니다.

유품정리하던 동료들
캐비닛속 모습에 울컥했다네요
먼저 간 동료 근무복이…


더욱 더 마음아픈 사연은 함께 근무한 동료들에 의해서 전해졌습니다. 유품을 정리하던 동료들은 정 소방위 캐비닛을 열어 본 순간 울컥했습니다. 당연히 고인의 유품이 있어야 할 옷걸이에 먼저 간 동료이자 동생처럼 지낸 강기봉 소방교의 근무복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정 소방위는 매일매일 강 소방교의 근무복을 보며 다짐하고 또 다짐했을 것입니다. 동생의 몫까지 국민을 위해 더 열심히 살자고…. 하지만 그는 너무 힘들었나 봅니다. 결국 강기봉 소방교의 곁으로 떠나고 말았습니다.
장지완기자 romio@dt.co.kr

Tip 우리 곁에 있는 소방관들을 항상 기억해주세요.
[연합뉴스]
[연합뉴스]


국민의 생명을 최전선에서 지키는 소방관들은 처참한 사고 현장에서 죽음을 목격하고 시신을 수습하기도 합니다. 구조를 하다가 다치기도 하고, 함께했던 동료가 죽는 걸 지켜보는 일도 있습니다. 또한 주취자를 비롯한 악성 민원인에게 시달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중앙심리부검센터에서 5년간 발생한 소방관 극단적 선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리부검 결과 96%에서 직무 스트레스가 있었고 정신건강 문제는 81%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소방관은 수면장애를 앓을 가능성도 일반인보다 약 20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방관이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다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이 극심한 상태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경우, 이들의 순직을 인정하는 판례가 최근 법원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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