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반도체는 없고, 조롱만 남았다"면서 반쪽이 된 국회의 대정부질문을 한탄했다.
양 의원은 전날 진행된 국회 본회의 경제분야에서 5번째 질의자로 나섰다. 양 의원은 세계적인 반도체 패권전쟁에 대응해야 하는 정부의 대책에 대한 질문을 준비했다.
그러나 양 의원의 질의순서에서 김상희 국회 부의장이 의사진행을 맡아 의장석에 오르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두 퇴장했다. 김 부의장이 지난 19일 대정부질문 사회를 보던 중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가 끝난 뒤 서로 격려를 주고 받는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신났네. 신났어"라고 한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부의장에게 사과를 요구하면서 거세게 항의했으나 김 부의장이 끝내 사과를 거부하자 일제히 본회의장을 빠져 나갔다.
양 의원은 당시 항의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고개 숙이면서 "반도체 이야기를 들으셔야 한다"고 만류했으나 소용없었다.
양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반도체 기술패권전쟁으로 국가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이것이 '대한민국 국회'의 모습"이라며 "반도체(半導體)는 없고, 사과(謝過)만 남았다. 반도체(半導體)는 없고 조롱(嘲弄)만 남았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양 의원은 이어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대정부 질의서를 준비하기 위해 숱한 밤을 지샜어도 이렇게 심신이 고통스럽지는 않았다"며 "사명감(使命感)이 자괴감(自愧感)이 되었다"고 했다.
양 의원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 상무 출신으로 반도체 전문가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상희 국회 부의장에게 사과를 요구하자 대정부질문을 위해 발언대에 오른 양향자 민주당 의원이 사과하며 허리숙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