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은 어떻게 망가지는가
벤 샤피로 지음/노태정 옮김/기파랑 펴냄
벤 샤피로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핫한 보수논객 중 한 명이다. 열 일곱 살에 주요 언론에 기고하는 칼럼니스트였고, 정치평론 인터넷 언론사로 매일 수백 만명의 독자를 보유할 만큼 출중한 능력을 가졌다. 재기발랄하지만 '박덕한' 때문인지 끊임없이 논란에 휩싸인다. 그것이 그의 마케팅 전략인지는 모르겠으나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자기주장을 세일즈하는 데는 귀신이다. 이번에 번역돼 나온 책은 그의 13번째 책이다. 원제는 '미국을 망치는 세 가지 쉬운 방법'. 저자는 철학, 문화, 역사를 망가뜨리면 미국은 쉽게 무너진다고 한다.
실제 미국이 그런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극심한 분열주의(Disintegrationists)가 횡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열주의는 미국 독립선언서가 담고 있는 생명, 자유, 행복추구권에 대한 불가양의 가치를 지켜온 전통을 폄훼하는 데서 출발한다. 저자는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미국의 정신을 강조했지만 그 뒤 행동으로는 미국의 철학과 문화, 역사에 반하는 정책으로 일관했음을 지적한다.
미국의 번영은 '하나의 미국'이라는 기치 아래서만 가능했으며 이에 반하는 행위는 분열주의라는 점을 샤피로는 분명히 한다. 그 분열주의 주류는 미국의 리버럴(Liberalists)과 우파적 가치, 합리적 우파라고 떠들지만 실은 기회주의자와 다름 없는 대안우파(Alt-Rights)들이다. 이들은 소수만을 대변하는 세력이지만 언론의 필요 이상 조명으로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샤피로는 분열주의자들이 미국의 역사는 착취의 역사이며 독립선언서에 나타난 이상들은 자화자찬에 불과하다는 데에 대해 불같이 화를 낸다.
샤피로는 더 이상 정치적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사람들이 어울리지 않고 두 쪽으로 갈라질 경우 미국의 미래는 없다는 점을 걱정한다. 그러면서 회복의 에너지는 미국 독립의 정신이자 건국이념인 자유와 생명, 행복추구에 대한 권리를 더 확실하게 보장해야 하고 그를 위해 덕을 상권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책의 주장은 남 일 같지 않다. 대한민국도 건국 정신은커녕 건국 자체를 부정하는 분열주의가 그럴 듯한 포장으로 국민들 사이에 스며들고 있다. 대한민국 성취의 역사를 기득권과 친일파가 득세한 역사로 왜곡하려 한다. 불온한 바이러스를 퇴치하는데 도움을 줄 책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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