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익스포저 관련 대출금리 조정 필요성도 부동산금융 위험노출액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부동산 익스포저 증가속도에 대한 목표설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에 특정 목표 수준을 정해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18일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 3년간 전체 국내 부동산금융 위험노출(익스포저) 규모는 국내 명목 GDP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며 관련 리스크를 확대시켜 온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2019년 말 2067조원에서 2279조3000억원으로 212조3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증가율로 보면 2020년에 전년 말 대비 10.3% 증가하며, 2018년 및 2019년의 7.0%와 7.7%에 비해 증가세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명목 GDP 대비 국내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비중도 2018년 말 101.1%에서 2019년 말 109.6%, 2020년 말 118.4%까지 상승했다. 2020년 말 기준 국내 명목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이 215.5%였던 것을 고려하면 국내 총 민간신용의 절반 이상인 55% 정도가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로 볼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리스크 형태별 부동산 익스포저 현황을 보면, 가계여신이 전년 말 대비 89조2000억원 증가(+8.3%)한 1166조3000억원, 기업여신이 81조4000억원 증가(+10.7%)한 842조3000억원, 부동산 금융투자상품이 41조7000억원 증가(+18.2%)한 270조6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리스크의 최종 부담 주체인 금융업권별로 익스포저 증가세를 살펴보면, 보증기관이 관련 리스크 확대를 주도하는 등 은행권에서 비은행권으로 리스크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또 부동산 관련 대출규제가 강화된 은행권(2020년 35조원)보다는 비은행권(2020년 44조1000억원)의 고위험대출(고 LTV, 비주택담보대출, 개인사업자대출)을 중심으로 관련 리스크 부담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시장의 상호연계성이 강화되고 유동화 및 간접투자 등 부동산 관련 금융상품의 확산이 빠르게 진전되면서 관련 시장 충격의 파급경로가 다기화되고 증폭돼 나타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시장구조 변화에 대응한 위기관리시스템의 재구축이 모색돼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 등 부동산 관련 공적금융기관은 저금리상품 전환, 보증 확대 등으로 금융시장 내 관련 신용위험이 전이되면서 자체 충격흡수능력 저하가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해 대손충당금 및 자본 확충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신 연구위원은 "(가계대출 규모에 대한 목표관리처럼) 부동산 익스포저 증가속도에 대한 별도의 목표 수준 설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령 명목 GDP 증가율에 특정 비율을 정하고, 이를 위해 대출금리 조정 등이 필요하다는 식이다.이윤형기자 ybro@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