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조국 사태를 빗대면서 "민주당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뼈 있는 말을 했다. 조응천 의원은 여당 내에서 혁신을 주창하면서 연일 쓴소리를 하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어제 나온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일동' 명의의 성명서는 어렵게 입을 뗀 초선 의원들을 주눅들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폭력적으로 쇄신을 막는 행위를 좌시하지 말고 소수 강성 지지층들로부터 다수 당원과 뜻 있는 젊은 의원들을 보호하라"고 도종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직언했다.
앞서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재보선 참패 이후 조국 사태에 대한 반성 메시지를 냈다가 강성 친문 지지자들로부터 무차별 공격을 받았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우리 당에서 금기어 혹은 성역화된 조국 전 (법무부)장관 문제는 보수정당의 '탄핵'과 같이 앞으로 두고두고 우리의 발목을 잡을 아킬레스건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강한 우려를 표했다.
이어 "몇몇 (진보 진영) 셀럽들이 (조국 사태 반성 메시지를 낸) 초선의원 5명의 휴대전화 번호를 노출시켜 좌표를 찍고 '양념'(악플 공격)을 촉구했다"며 "실제 문자 폭탄이 쏟아졌다. 맷집이 약한 의원들은 진저리치며 점점 입을 닫고 있다. 당이 점점 재보선 패배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에 변화와 쇄신의 움직임이 있기는 한 거냐"며 "국민들은 우리 당을 한심하게 보고 내년 3월에도 야당이 미심쩍어 보이지만 여전히 진절머리 나는 우리 당을 혼내주기 위해 야당 대선후보를 찍을 수 밖에 없었다고 실토할 것 같지 않냐"고 날을 세웠다.
조 의원은 도종환 비대위원장은 이같은 상황을 방관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끝으로 "강성 당원들에게 언행을 자제하라는 메시지가 비대위원장 혹은 비대위 명의로 나와야 한다고 전달했지만 일언반구도 없었다"며 "폭력적으로 쇄신을 막는 행위를 좌시하지 말고 소수 강성 지지층들로부터 다수 당원과 뜻있는 젊은 의원들을 보호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다음은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글 전문.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당 쇄신을 가로막는 폭력적 언행을 수수방관할 건가요?〉
재보궐 참패 후 일주일이 흘렀습니다.
여당이 된 후 SNS에는 거의 절필 수준으로 말을 아껴왔지만 지난 일주일 동안 이대로 가만있으면 앉아서 죽는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진심으로 반성하고 쇄신하여 민심에 다가가자고 저 나름으로는 열심히 호소했습니다.
그리고 초선 의원님들을 중심으로 반성과 쇄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와 내심 약간의 희망도 걸어보았습니다.
그러나 원내대표 경선 과정의 공약과 토론회 내용, 그리고 당 대표로 나서고자 하시는 분들의 인식을 접하며 아직도 우리 당 주류세력들은 기득권을 붙잡고 변화를 거부하며 민심보다는 소위 '개혁'에 방점을 두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아 솔직히 힘듭니다.
특히 우리 당에서는 금기어 혹은 성역화된 조국 前장관에 대한 문제는 요 몇 년 보수정당의 '탄핵'과 같이 앞으로 두고두고 우리의 발목을 잡을 아킬레스건으로 작동할 것 같습니다.
어제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일동' 명의의 성명서가 발표되었습니다.
어렵게 입을 뗀 초선의원들에 대해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언사로 주눅들게 하려는 의도로 보여지는 성명서에 대해 세세히 평가할 가치를 느끼지 않습니다.
다만, '배은망덕'이라는 단어, 조국 前장관을 적극 지지하는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일동이라고 자처하는 일부 강성 지지층들 아니면 국회의원이 될 수 없었다는 전제가 깔려있다면 참으로 오만하고 전근대적인 발상의 발로가 아닐 수 없다 생각합니다.
저는 이 성명이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일동'을 참칭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당 구성원 다수는 합리적이고 성찰적입니다. 오히려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이런 성명에 힘을 싣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영향력이 큰 몇몇 셀럽들이 초선 의원 다섯 명의 휴대전화 번호를 노출시켜 좌표를 찍고 '양념'을 촉구했습니다. 실제 문자폭탄이 또 쏟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