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죽음 내몬 `가짜 김민수 검사` 검거

20대 취업준비생을 죽음으로 내몬 '그 놈의 목소리' 주인이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사기·범죄단체 가입 활동 등 혐의로 40대 A씨 등 5명을 검거, 3명을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월 20일 서울중앙지검 김민수 검사를 사칭해 20대 취업준비생에게 "대규모 금융사기에 연루돼 통장에서 돈을 인출해야 한다"고 속인 뒤 인출한 420만원을 가로챘다. 보이스피싱에 속을 것을 안 취준생은 며칠 뒤 비관에 빠져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말았다.

앞서 지난해 11월 경찰은 A씨 등이 속해 있던 보이스피싱 조직을 1차로 검거했다. 당시 경찰은 보이스피싱 조직 핵심 간부인 조직폭력배 B씨를 포함, 조직폭력배와 일당 93명을 일망타진했다.

이들은 중국 쑤저우 등 8개 지역에 콜센터 등 사무실 6개를 마련해 내국인을 상대로 보이스피싱 등의 사기를 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당시 경찰은 목소리 대조를 통해 A씨는 검거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끝까지 추격에 나서 이번에 검거한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보이스 피싱 범죄 조직은 점조직으로 운영하면서 조직원들이 서로가 서로를 모르게 하려고 콜센터에서 일하는 조직원을 일정 기간마다 교체 배치했다.

경찰은 A씨 검거를 위해 조직원의 진술을 토대로 1만여명의 항공기 탑승자 명단을 하나하나 확인했다.

A씨 사건은 지난해 2월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취준생 가족들이 사연을 올리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가족들은 '내 아들 죽인 얼굴 없는 검사 김민수를 잡을 수 있을까요'라며 아들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알렸다.

경찰에 A씨는 "당시 가족의 사연을 본 A씨는 양심의 가책을 느껴 귀국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민성기자 km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