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수 증가는 기저효과 착시 실업률은 2달 연속 10%대 유지 정부, 청년고용에 5.8兆 쏟아부어 전문가 "한달짜리 알바수준" 지적 지난달 취업자수가 코로나19사태 이후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반등했지만, 청년 실업률은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기업들의 신규채용 감소와 청년의 구직활동 포기 증가가 청년 구직 시장을 더욱 악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의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4만8000명 늘어 14개월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청년 취업자수가 늘어난 것은 작년 3월 코로나19 고용충격에 따른 기저효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이는 것일뿐, 여전히 고용시장을 낙관적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달 취업자를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에서 40만8000명, 50대 이상에서 1만3000명 증가했고 30대와 40대는 각각 17만명, 8만5000명 감소했다. 20대 취업자는 13만명 늘었다.
지난달 청년 취업자가 증가한 것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으로 단기 시간제 아르바이트 등 임시직이 늘어났고, 정부의 청년 단기 일자리 지원 사업 때문이지, 실제 양질의 청년 일자리가 늘어난 것은 아니다. 이날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청년 일자리는 지난 2월 14.2% 감소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14.8% 줄어 감소 폭이 오히려 더 커졌다.
청년을 위한 좋은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지난달 청년 실업률은 전년 동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10.0%를 기록했다. 청년 실업률은 올해 1월 9.5% 수준까지 오르더니 2월부터 지난달까지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비경제활동 인구 감소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재학, 수강 등으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은 345만3000명으로 전체 비경제활동 인구 중 29.5%에 달한다. 같은 기간 취업준비자는 84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만1000명(3.8%) 증가하는데 그쳤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코로나 장기화로 신규채용 감소와 구직활동 포기 '이중고'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에서 "청년실업률이 위기 직전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 세대'의 취업난과 불안을 보여주는 것 같아 가슴 아픈 대목이고 풀어야 할 최대 숙제"라고 말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고용위기 대응반 회의에서 청년 고용대책과 관련해 "경력상실로 미래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사회적 격차의 확대를 예방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청년 고용을 위해 올해 총 5조8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장관은 "'101만8000명+알파' 규모의 청년 일자리 창출을 지원할 것"이라며 "민간·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12만9000명, 청년구직활동지원 7만2000명 등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신설된 사업을 최대한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고 했다. 또 시스템반도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등 미래유망 산업의 인력을 양성하는 직업훈련도 강화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정부의 청년 고용 지원 정책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의 일시적인 청년 일자리 정책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원하지도 않는 한달짜리 공공일자리로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며 "청년층을 위한 좋은 일자리가 마련되지 않아 갈수록 실업률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