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영업점·직원간 실적경쟁 조장" 주장
은행 "선택 항목의 하나, 관심 제고 차원일뿐"

KB국민은행의 알뜰폰(MVNO) 사업 '리브엠' 재연장 여부가 오늘(14일) 결정된다. 국민은행 노동조합은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부가조건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혁신금융심사위원회(혁신위)를 열고 리브엠의 혁신금융 재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2년전 지정된 금융규제 특례가 오는 16일 종료되는 데 따른 조치다. 금융위는 추가 연장 여부를 두고 지난주 1차 혁신위에서 논의했고,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 '리브엠'은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서비스로 2019년 혁신금융서비스 1호로 지정됐다. 은행은 업무와 연관성이 없는 통신업을 할 수 없지만, 당국은 혁신성과 소비자 편익이 높다고 보고 특례를 줬다.

다만 "통신사업이 은행 고유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내부통제 장치를 마련하라"고 부가조건을 달았다. 알뜰폰 사업과 관련해 영업점이나 은행 직원들이 고유 업무 수행에 차질을 빚을 정도로 과잉경쟁을 유도하지 말라는 뜻이다.

노동조합은 은행이 이 부가조건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류제강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사업 연장 승인의 쟁점이 되어야 할 '부가조건 위반 여부'에 관심과 검토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례적으로 내부문건을 공개하며 사측이 '과당실적경쟁'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역별 영업그룹대표의 인사평가항목에 알뜰폰 항목을 넣어 직원들의 실적 경쟁을 유도했다고 본다. 이날 배포된 '2020년 지역영업그룹대표 인사평가'에 따르면 전행·전략실행 부문의 평가항목 중 하나로 '전사적 디지털 혁신 고도화' 항목이 들어가 있다. 평가 내용에는 디지털 혁신 전파 정도를 확인하는 지표로 리브엠이나 오픈뱅킹 등이 예시로 거론됐다.다만 디지털창구, 스마트예약상담제 등 비대면 거래 활성화 업무와 디지털 탐험대 등 디지털 관련 프로그램 참여 유도 정도도 평가항목에 들어가 있다. 리브엠 실적만을 영업그룹대표 평가기준으로 보기는 어렵다. 사측이 주장하는 "그룹 대표의 선택에 따른 항목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반박이 맞는 셈이다.

또 노조는 영업점 별로 직원의 알뜰폰 판매 실적을 작성한 '실적표'와 창구 배치 직원의 단체대화방 내용도 첨부했다. 부점이나 PG별로 권유 실적과 직원 이용현황을 작성한 표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각 PG는 알뜰폰 권유 실적 외에 내부 직원의 이용수와 이용률을 평가받았다. 노조가 "고객뿐만 아니라 직원까지 지속적인 가입을 강요했다"고 주장하는 근거다. 이에 대해 사측은 "사업 시행 초기 직원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실시했지만 별도의 목표 부여나 실적을 종용하지 않았다"며 "직원 개인의 실적을 공개적인 채널을 통해 밝힌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은행 경영목표 달성 차원에서 실적 경쟁을 부추긴 것이 아니라, 알뜰폰 사업이라는 새로운 사업을 알리고 관심을 제고하는 차원에 불과했다는 뜻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은 혁신금융이라는 상징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노사 갈등이 원만한 합의점을 찾기를 바라는 것 같다"며 "사업 연장 여부는 향후 은행권의 신사업 진출에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황두현 기자)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황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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