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주식발행 6.6조원,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SK바이오사이언스 기업공개 영향 신용대출은 8000억 증가 그쳐…주택관련대출도 전월대비 증가세 축소 은행 정기예금 감소세, MMF·펀드자금 유출 전세자금 대출 등 부동산 대출자금 증가세가 주춤해진 가운데 시중자금이 주식 발행시장으로 몰렸다. 대한항공 유상증자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청약 등으로 주식발행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3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09조5000억원으로 2월 말보다 약 6조5000억원 증가했다. 3월 증가액 기준으로는 2004년 속보 작성 이후 역대 두번째로 늘어났다. 역대 최대치는 작년 3월의 9조6000억원이다. 다만 올해 들어 가계대출 증가세가 완만해지는 모습이다.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관련대출은 올 2월 6조5000억원 증가에서 3월 증가액은 5조7000억원으로 완만해진 모습이다. 올 1월 2조6000억원 급증했던 기타대출 역시 3월 8000억원 증가로 증가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박성진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2월에 이어 3월에도 줄었다"며 "가계대출 규제, 은행의 자체적 리스크(위험) 관리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3월 중 9조1000억원 늘어났다. 2월의 9조7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전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이 6조5000억원 늘고 신용대출이 9000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은 2월과 비교해 1조3000억원 감소했고, 신용대출은 2000억원 늘어나 1월에 비해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완만해진 데 비해 기업의 자금조달에서 주식발행이 크게 증가했다. 기업 대출은 3월 말 기준 원화 대출 잔액이 1000조원으로 2월보다 4조6000억원 늘어났다. 3월 증가액 기준으로는 지난해(18조7000억원) 이후 두 번째로 많다.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이 7조3000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작년 3월 이후 역대 2위 기록이다. 특히 상장기업의 주식발행이 6조6000억원이 늘어났다. 대한항공(3.3조원)과 한화솔루션(1.3조원)의 유상증자와 SK바이오사이언스(1.5조원) 등의 기업공개 영향이다. 3월 주식발행 규모는 2009년 6월 관련 속보 작성 이후 최대치다.
3월 은행 수신 증가 규모가 줄어들고 자산운용사 수신이 줄어든 상황에서 단기자금이 주식발행시장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은행 수신 잔액은 3월 말 현재 1983조8000억원으로 2월 말보다 20조원 증가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2월 35조5000억원 증가에서 19조3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정기예금은 2월(+2.6조원)에서 3월 1.6조원 증가에 불과했다. 법인예금 유치에도 가계예금의 감소세가 지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3월 3조1000억원 감소했다. 정부의 재정집행과 은행의 BIS비율 관리를 위한 자금 인출 등으로 머니마켓펀드(MMF)가 5조2000억원이 줄었다. 채권형펀드에서도 1조4000억원이 빠져나갔고 주식형펀드 자금도 7000억원 유출됐다.김현동기자 citizen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