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4·7 재보궐선거 압승을 거두자마자 차기 당권을 둘러싼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구성원들끼리 상호 네거티브부터 개시하면서, 대선을 앞두고 과거의 고질적인 계파 갈등으로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로는 10여명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5선(選)의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과 정진석·조경태 의원, 4선 권영세·홍문표 의원, 3선 하태경 의원, 원외의 김무성·나경원 전 의원 등 중진들이 우선 하마평에 올랐다. 다만 초선 그룹에서도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김웅 의원이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윤희숙·강민국 의원 등이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거론되면서 초선 대 중진 구도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특히 초선 그룹에서 재보선 직후부터 영남권 중진에 선공(先攻)을 날려 당권경쟁의 긴장을 앞당기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 56명은 재보선 승리 이튿날인 지난 8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퇴임 시점에 맞춰 발표한 성명에서 "국민의힘을 바로 세우고 처절하게 혁신하겠다"면서 "'특정 지역 정당'이라는 지적과 한계를 극복하겠다.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이 된 계파 정치를 단호히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특정 지역'은 사실상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을 지칭한 것이다.

이를 두고 영남권 중진들의 반발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 권한대행이 대구 수성구갑 지역구를 둔 5선 중진이다. 그는 지난 9일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TK나 PK가 기득권을 가지고 당 운영을 좌지우지한다는 것은 없기 때문에, 스스로를 한계 짓는 그런 용어들은 조심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경고했다. 그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영남 정당의 한계가 뭔지 모르겠다"며 "(초선 그룹의 성명을) '명실상부한 전국 정당이 되자', 이렇게 이해하겠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영남권 의원 그룹 내에선 김웅 의원의 출마설을 계기로 초선 그룹 성명 배후에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유승민 전 의원 측이 있는 게 아닌지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당 바깥 상황도 국민의힘 당권 경쟁을 어수선하게 만들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후보 단일화 국면에서 양당 합당 추진을 약속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국민의힘 내부 혁신이 우선이라며 관망세로 돌아섰고, 김 전 비대위원장은 안 대표를 향한 '독설'을 이어갔다. 11일 공개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김 전 비대위원장은 안 대표가 재보선 당일 "야권 승리"를 자평했던 것을 두고 "유권자들은 '국민의힘 오세훈'을 찍었다. 안철수는 '국민의힘 승리'를 축하해야 했다"며 "건방지다"고 비난했다. 한기호기자 hkh89@

지난 4월8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4·7 재보궐선거 승리를 계기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8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4·7 재보궐선거 승리를 계기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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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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