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주(駐)영국 미얀마대사관에서 지난 7일 (현지시각)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대사가 밖에 있다가 대사관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대사관 직원들이 문을 열어주지 않아 들어가지 못하고 주변을 배회하는 일이 발생한 겁니다.
쪼 츠와 민(사진) 주영 미얀마 대사가 불행의 주인공인데요, 그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대사관 직원 중 미얀마에서 발생한 쿠데타를 지지하는 일부 직원들이 자신을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태는 군부 편의 부대사와 무관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민 대사는 지난 몇 주 동안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로 권력을 잃고 감금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 등 문민정부 지도자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군부을 비판해왔습니다. 군 대령 출신이기도 한 민 대사의 비판에 대해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 등은 "용기 있고 애국심 넘치는 행위"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영국 정부는 쿠데타 발생 후 미얀마 군부 인사들과 군부와 연계된 기업들을 제재하고 민주주의 복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민 대사는 "런던 한복판에서 벌어진 쿠데타"라며 "나는 이 건물의 주인으로 안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는 현재 대사관 앞에서 문이 열릴 때를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대사 퇴출을 주도한 부대사와 무관은 민 대사가 더 이상 미얀마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쿠데타에 대항한 시위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군의 강경진압으로 다수의 어린이를 포함해 500명 이상의 시민이 사망했습니다.
민 대사가 대사관으로부터 퇴출당해 거리에서 배회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런던의 미얀마인들이 항의하기 위해 대사관 앞으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고 합니다. 런던 경찰은 거리에서 배회 중인 민 대사 곁에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 중입니다. 영국 외무부도 이 황당한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고민 중입니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BBC방송에 "외교적 의전에 따라 런던 주재 미얀마 대사의 현 상태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초 모에 툰 주UN 미얀마 대사도 쿠데타를 비판 한 바 있습니다. 그는 지난 2월 유엔 총회에서 유엔이 쿠데타 종식을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초 모에 툰 대사는 "미얀마가 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로부터 가용한 가장 강력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툰 대사는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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