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어나 GDP의 10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는 98.6%를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 평균인 63.7%, 선진국 평균인 75.3%보다 높은 것이다. 증가 속도까지 가파르다. 2008년 이후 국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7.6%포인트 증가했다. 전 세계 평균 3.7%, 선진국 평균 -0.9%와 비교해 보면 유난히 빠른 속도로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1년 이하 단기부채 비중이 23%에 육박해 부채의 질도 나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보다 이 비중이 높은 주요국은 미국이 유일하다. 단기 비중이 높다는 것은 유동성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이처럼 가계 빚이 급증하는 원인으론 소위 '영끌'과 '빚투'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이 폭등하자 불안해진 젊은층도 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영끌 대출'까지 받아 집 마련에 나섰다. 게다가 최근에는 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에 가세했다. 문제는 부채 규모가 크게 늘어난 현시점에서 금리 상승기에 진입하면 이자 부담이 증가해 취약계층이 파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는 소비여력까지 위축시켜 경기회복의 큰 걸림돌이 되어버린다. 따라서 작금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빠른 시일내에 늦추지 못한다면 코로나19 국면에서 또 다른 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다.

빚 내서 집을 사고 주식투자를 하고 생활비를 감당하는 가계의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 소득 수준을 넘어선 가계의 건전성 상실은 시한폭탄으로 불러도 무리가 아니다. 게다가 코로나 4차 대유행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등 위험 요인이 어느 때보다 다분한 상황이다. 이쯤 되면 정부가 손을 써야 한다. 그런데 손쓸 방도나 있을지 의심스럽다. 물론 정부가 대출 고삐를 죄고는 있지만 틀어막는 게 능사가 아니다. 일반 서민들이 유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을 끼지 않고 집을 사는 현금부자들과 큰 자산격차까지 만들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지금 그랬다간 경기회복은 물건너 간다. 근본 해결책은 부동산과 증시의 연착륙을 유도하면서 소득을 늘려 부채를 줄이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 정책은 반대로 가는 것 같으니 걱정이 앞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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