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능 이동식 시멘트 사일로. <한일시멘트 제공>
고기능 이동식 시멘트 사일로. <한일시멘트 제공>


시멘트 재고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시기적으로 시멘트 수요가 늘어나는 건설 현장의 공급 차질이 우려된다.

2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시멘트 업계가 확보한 시멘트 재고가 50만t 규모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멘트 업계의 총 저장능력은 210만t으로, 이의 60% 수준의 재고를 확보해야 시장 상황에 따른 원활한 대응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선 필수 재고량인 126만t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 물량이다.

최근 재고 부족은 계절적인 요인과 정책적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겨울철은 영하의 날씨로 시멘트를 원료로 하는 레미콘 타설이 어려워 시멘트 수요가 감소한다. 따라서 업계에선 매년 1∼3월 각종 설비를 대대적으로 보수하는데, 올해는 주 52시간 근무에 따른 작업시간 단축,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에 따른 친환경 생산설비 신규 확충 등으로 보수 기간이 늘어나 생산 재개가 늦어지고 있다.

또 2017년 이후 3년 연속 급감했던 시멘트 수요가 작년 4분기부터 회복되면서 평균 126만t에 맞춰 유지하던 재고량이 작년 말 82만t까지 떨어져 수급이 불안정해졌다.

철도 화차와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량 부족도 한 가지 원인이다.

코레일이 비수익 노선을 정리하면서 수년간 시멘트 운송용 철도 노선 5개를 폐쇄해 연간 100만t의 물량을 다른 운송 수단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이 또한 여의치 않다. 건설 현장까지 시멘트를 운반하는 BCT 차량도 최근 10∼20% 감소했다. BCT 차량의 차주들이 시멘트 운송보다 운임이 높고 작업 여건이 좋은 컨테이너나 최근 급증하는 택배 운송으로 업종을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멘트협회는 현재 생산설비를 최대로 가동하고 수출 물량을 내수로 전환하고 있다. 코레일에는 철도 화차 추가 편성을 건의 중이다.

협회 관계자는 "일부에서 우려하는 공급 차질을 사전에 방지하고 수급이 안정되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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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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